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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관세청(해관총서·(GACC)은 '코로나19 전파 위험'을 이유로 브라질 산 돼지고기 수입을 일부 중단한다고 이날 밝혔다. 중국이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한 대상은 브라질 남부 히우그란지두술 주에 위치한 JBS계열사 공장 한 곳과 BRF 공장 한 곳에서 가공한 돼지고기다. 브라질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정육업체' JBS와 경쟁사 BRF는 미국 타이슨푸드와 더불어 글로벌 시장 핵심 정육업체로 꼽힌다. 앞서 지난 달 30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당시에도 브라질 내 3개 육류 가공시설에서 생산된 육류 수입을 일시 중단하기로 한 바 있다.
브라질은 대두(콩)과 석유, 철광석 뿐 아니라 육류(소·닭·돼지고기 등)을 주로 수출하고, 중국은 브라질 육류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경제 재개를 강행해온 브라질에서는 최근 정육 공장 등 육류 가공 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면서 오히려 수출이 위축되는 모양새다.
앞서 1일에는 중서부 지역인 마투그로수두술 주 소재 JBS와 BRF 가공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대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주 보건당국에 따르면 JBS의 도우라두스 돼지고기 정육 공장에서 해당 공장 노동자 총 4300명 중 25%인 107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도우라두스 지역 내에 있는 인근 BRF 닭고기 정육 공장에서도 전체 1500명의 노동자 중 8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마투그로수두술 주에서 도우라두스 지역이 코로나19 확산 중심지다.
다만 노동자들이 대거 확진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JBS 등은 공장 폐쇄보다는 검역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육류 가공 공장은 한 곳에 노동자들이 모여서 일하는 '노동 집약적인 구조' 탓에 코로나19가 번지기 쉽기 때문에 앞서 미국에서도 타이슨푸드 등이 주 정부 권고에 따라 공장을 잠정 폐쇄했다. 다만 해당 업체들이 '육류 공급망 붕괴 우려' 광고를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신문에 대거 광고하는 한편 미국 농가들이 돼지 농장을 중심으로 정육 공장 폐쇄기간 동안 갈 곳 없게 된 돼지들을 살처분해야하는 상황에 이르자 지난 4월 2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육류 가공 공장은 국가 기반 핵심 시설"이라면서 공장 재가동 행정명령을 발동해 5월 부로 공장들이 제한적 재개에 들어갔다.
다른 국가 정부와 마찬가지로 브라질 정부도 경제 재개를 서둘러왔다. 다만 가뜩이나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의 방역 무시 행동 탓에 코로나19 피해가 커지면서 경제 활동을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고 이런 가운데 지난 달 세계은행(WB)은 올해 브라질 경제가 -8.0%로 역성장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는 앞서 4월 WB가 제시한 -5.0%보다 3%포인트(p)더 낮다.
5일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브라질 내 코로나 19 확진자는 총 160만 4585명 (사망 6만4900명)으로 확진·사망자 모두 미국에 이어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피해가 크다. 앞서 '전세계 최대 광산 업체'로 통하는 브라질 발레 사는 "코로나19확산에 따른 광산 폐쇄 여파로 철광석 생산이 올해 최대 1500만톤 줄어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브라질은 호주와 더불어 글로벌 시장에서 양 대 철광석 수출국이며, 발레 사는 브라질 철광석 생산의 80%를 담당한다.
칠레·페루·볼리비아 간 '태평양 전쟁' 이후 140여년 만에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맞은 페루에서도 지난 5월 부로 금·구리 등 광산이 단계적 재개에 들어갔지만 코로나19 피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WB는 4월에 올해 페루 경제 성장률을 -4.7%로 예상했다가 지난 6월 -12%로 낮춰 잡았다. WB는 페루가 라틴아메리카 주요 8개국 중 경제가 가장 큰 폭으로 쪼그라들 것이라고 봤다.
'신자유주의 모범생'으로 통했던 칠레 역시 갈수록 코로나19 피해가 확산되면서 5일 정부가 총 1조 2025억 페소(15억 달러·약 1조 7959억원) 규모 추가 부양책을 내놓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 부양책이 칠레 국내총생산(GDP)의 12%에 달하는 규모라고 전했다. 현지 매체 24horas에 따르면 이날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열고 "중산층마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면서 중산층을 포함한 전국민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잃어 소득이 급감한 사람들에게 정부가 주택 임대료를 지원하고 석 달간 소액 무이자 대출을 지원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탓에 월급이 넉 달간 70%이상 줄어든 사람에게 최대 260만 페소까지 1년 무이자 대출(3년 만기)대출을 해주고, 월 소득이 30%이상 줄어든 가구에 대해서는 3개월 동안 최대 40만 패소 범위 내에서 임대료를 지원해주는 식이다.
칠레는 세계 최대 구리 수출국이다. 페루·아르헨티나·볼리비아 등 다른 인근 국가들과 달리 광산 활동 규제 정도가 낮지만 코로나19 확산 탓에 글로벌 주요 광산업체인 BHP는 지난 1일 칠레 내 세로 콜로라도 구리 광산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해당 광산의 구리 생산은 7만 1700톤 정도로 칠레 전체 연간 생산량의 1.2%정도로 비중이 작다. 다만 BHP는 성명에서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4개월 간 직원 감원 등 추가 조치가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BHP는 칠레 내 세계 최대 구리 광산인 에스콘디다 구리 광산과 인근 스펜세 구리 광산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기술적 디폴트' 상태인 아르헨티나에서는 650억 달러 규모 외채 재조정 협상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5일 현지 방송 라디오 밀레니엄에 출연해 해외 민간 채권단과의 외채 재조정 협상에 대해 "우리로서는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협상안이 8월 말에는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부로 역사상 9번째 디폴트 상황을 맞은 아르헨티나 정부는 "채권단과의 협상 시한이 이달 24일로 미뤄졌던 것을 다시 오는 8월 4일로 연장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로써 협상 시한은 여섯번째 연기됐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4월 부터 블랙록 등 해외 민간 채권단과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매번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유엔(UN)은 올해 아르헨티나 아동·청소년 빈곤율이 58.6%에 이르고 경제는 최악의 경우 -12.0% 역성장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동·청소년 빈곤율은 작년(53%)보다 5.6%p높은 수치이며 올해 아르헨 일자리는 최대 85만개 사라질 것이라는 게 UN전망이다. 아르헨티나는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 비해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강화해 오는 17일까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수도권 경제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 이때문에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피해 규모는 적지만 '일자리 붕괴·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락'등 그늘이 짙어지면서 WB는 앞서 4월 아르헨티나 올해 성장률을 -5.2%로 제시했다가 지난 6월에는 -7.3%로 더 낮춰잡은 바 있다.
볼리비아 임시 정부는 오는 8~9월이 코로나19 확산 최악의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주말 볼리비아에서는 주요 부처 장관들이 줄줄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4일 호르헤 페르난도 오로페사 광업부 장관에 이어 5일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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