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출간한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경시 정책을 비판한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사히신문이 오늘(2일)자 지면에 소개한 이 인터뷰는 그제(30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회고록에 트럼프 대통령이 주일미군 주둔 경비의 일본 측 부담액을 현재의 4배 수준인 연간 80억 달러(약 9조7천억 원)로 대폭 증액할 것을 요구한 내용을 담은 것과 관련, "동맹관계에 금전적 거래를 끼워 넣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외교정책은 동맹국과의 신뢰 관계에 바탕을 둬야 한다"며 돈 문제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에서 작년 7월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당시 일본 국가안보국 국장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주일미군 주둔경비 80억 달러 증액 요구'를 전달했다고 적었습니다.
이 사실은 작년 11월 미국 외교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고, 볼턴 전 보좌관 회고록을 통해 사실로 확인됐지만,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미국 측 요구를 받은 바 없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미국과의 특별협정에 따라 주일미군 주둔경비로 현재 연간 25억 달러 규모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현 협정은 내년 3월 말 만료될 예정이어서 양국은 본격적인 협상을 벌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볼턴 전 보좌관은 '80억 달러' 요구 근거에 대해 "다양한 요소에 근거해 국방부가 산출한 금액으로, 이전에는 포함하지 않았던 많은 요소를 경비로 간주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 요구는 "정치나 가치관에 근거한 (동맹) 관계가 아니라 금전 관계에 기초한 거래로 동맹을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 방식의 수법이 구체화한 것"이라며 미국이 동맹을 받아들이는 방법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비용을 둘러싼 논의는 부담의 공평성뿐만 아니라 동맹 관계의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며 압도적 다수의 미국인은 '중요한 것은 돈뿐이다. 미국은 용병이다'라는 트럼프 대통령 방식의 거래 수법을 거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80억 달러'는 '호가'(부르는 값)이기 때문에 향후 협상 과정에서 낮아질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제대로 주의하지 않으면 동맹 관계 자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일본이 대폭적인 증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의 주일미군 축소나 철수 가능성에 대해 "그것이 트럼프식 사고방식이라고 본다"면서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주지 않기로 마음먹은 이유의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올 11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일본을 포함하는 동맹 체제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벗어날(탈퇴) 가능성이 "정말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어떤 정치 지도자도 정치적 고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적 신념이나 정책적 관점을 갖고 있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 생각한다며 "이 때문에 (재선에 성공해) 2번째 임기에 들어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걱정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