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종신집권을 위한 모든 준비가 마무리됐다. 1일(현지시간) 실시된 러시아 개헌안 국민투표의 개표가 98% 진행된 가운데 찬성표가 78%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이 러시아 선거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개헌안 통과로 푸틴 대통령은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대통령직을 맡을 수 있다. BBC에 따르면 개헌안은 지난 3월 의회 승인과 헌법재판소의 합헌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국민투표가 개헌을 위해 필수적인 법적 절차는 아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의 재집권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러시아 정부는 이번 국민투표에 큰 힘을 기울여왔다.
개헌안의 핵심은 대통령의 기존 임기를 백지화하는 특별조항이다. 지난 2000~2008년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연임한 푸틴은 기존 헌법의 '3연임 금지' 조항에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고 총리로 물러났다. 하지만 2012년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직에 복귀했고, 뒤이어 2018년에 재선돼 4기 집권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네 번째 대통령 임기를 수행 중인 푸틴 대통령은 기존 임기의 백지화가 명문화되면서 오는 2024년 대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 다시 대통령으로 선출되면 2036년까지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차례 더 연임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이 2036년까지 집권하면 총 32년간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돼 29년이나 러시아를 통치했던 이오시프 스탈린의 집권 기간을 넘어서게 된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시간당 8~12명 정도만 투표소에 들어갈 수 있도록 배정했다. 또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들어가기 전 발열 검사를 받게 하고, 1시간마다 10분 동안 투표소를 닫고 사람들을 나가게 한 뒤 내부를 소독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시내 과학 아카데미 건물에 차려진 투표소에서 투표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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