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차 북미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난 이후 미국은 '톱다운식 접근'보다 실무협상 재개 및 상황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재선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한 판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예측불가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11월 미국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미국의 대북 실무협상을 총괄하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는 사실상 선을 그었습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화상행사에서 북미정상회담 전망에 대한 질문에 북한과의 협상에 준비돼 있다면서도 "지금과 미 대선 사이에 아마도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답한 것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면 정상회담이 쉽지 않은 전반적 상황을 이유로 들었지만 실무협상을 토대로 정상회담에 나아가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재확인한 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관심이 재선 승리에 쏠려 있는 만큼 비건 대표의 발언도 대북외교의 문을 열어둔다는 입장을 반복하면서 상황 악화 방지에 방점을 두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북한과의 협상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미국이 '코로나19 1위 국가'의 오명을 뒤집어쓰고 경제위기가 겹치면서 지지율 하락세가 두드러져 비상이 걸린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대남압박 행보를 대미까지 확장, 재선 가도에 여파가 없도록 상황을 관리하는 데 주력하는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다음 주로 예상되는 비건 대표의 방한 역시 교착이 장기화하는 북미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쪽보다는 상황 관리를 위한 차원에 초점을 둔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비건 대표는 작년 말 방한 중 회견을 통해 북한에 공개적으로 접촉을 제의했으나 북한의 무응답 속에 '빈손 귀국'한 바 있습니다.
예측이 쉽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상 3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재선에 도움이 될 외교적 성과를 거둬낼 수 있다는 판단이 들면 태세 전환을 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치적으로 꼽고 실제 표심에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경제가 코로나19에 휘청거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때보다 성과에 목마른 형편입니다.
그러나 대외적 성과가 대선에
북미정상회담에서 자칫 미국에 유리하다고 홍보하기 쉽지 않은 수준의 성과를 낼 경우의 후폭풍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북미는 '하노이 결렬' 이후 극명한 입장차 속에 접점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