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가 미국에서 다시 확산세를 키우면서 17개 주 정부가 경제활동 재개를 일시 중단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만명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연방 정부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알려진 렘데시비르 싹쓸이 구매에 나선 탓에 유럽 등 다른 국가들이 해당 약물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딸려나왔다.
지난 30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USA투데이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탓에 이날 기준 총 17개 주가 단계별 경제활동 재개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신규 확진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4대 지역(캘리포니아·플로리다·텍사스·애리조나 주)을 포함해 아칸소·델라웨어·아이다호·캔자스·메인·미시건·네바다·뉴멕시코·노스캐롤라이나·루이지애나·테네시·유타·워싱턴 주가 경제 활동 재개 계획을 보류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5월 25일 메모리얼 데이 연휴와 각 주 정부의 단계적 경제재개가 이어지면서 6월 들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상황이 갈수록 악화될 조짐을 보이자 이날 연방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청문회에서 "지금은 신규 확진자가 하루 4만 여명 나오고 있지만 방역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모이며, 일부 주 정부는 경제 활동 재개를 재촉하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10만명 나와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른 4대 지역에서는 특히 애리조나 주가 지난 29일부터 술집과 체육관, 영화관, 워터파크 등을 최소 30일간 폐쇄하기로 했다. 영업 재개를 허용했던 일부 업종이 다시 문 닫도록 한 셈이다.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카운티는 7월 1일부터 포도주·맥주 양조장을 포함한 모든 술집을 일단 폐쇄하기로 했고, 캘리포니아 주의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LA) 시장은 "놀이공원이나 영화관 등 재개 계획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LA는 해변을 폐쇄하고 독립기념일(7월 4일) 불꽃놀이도 금지했다.
미국 보건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재확산을 돌이키기 힘들다는 비관론을 내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정부는 코로나19 치료 후보제로 손꼽히는 렘데시비르 약물 대량 구매에 나섰다. 30일 영국 가디언지는 "미국이 렘데시비르를 싹쓸이 구매하면서 유럽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앞으로 3개월 간 해당 약물을 구하기 어렵게될 것"이라면서 "각 국 보건전문가 등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자국 이해관계만 우선해 글로벌 시장 재고를 동내고 있는 현실을 우려 중"이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최근 50만 회분 이상을 제조업체인 길리어드 사로부터 사들였다. 50만 회분은 길리어드 사 생산 가능분을 감안하면 7월 생산량 전체에 8~9월 생산량 전체의 90%이상에 해당한다. 길리어드가 만드는 렘데시비르 석 달치 생산량을 거의 전부 구매한 셈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앞서 알렉스 아자르 미국 보건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긴급 사용 승인된 해당 치료제를 놀라울 만큼 사들여 미국인에게 공급할 것"이라면서 "미국인이 원할 때 쓸 수 있도록 우리는 전권을 동원해 가능한 최대 물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한국에는 렘데시비르가 7월 한 달에 한해 무상공급 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일부로 한국에 렘데시비르가 공급되며 이는 지난 달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특례수입을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길리어드 사와 한국 정부는 7월 한 달간 렘데시비르를 한국에 무료 공급하고 8월부터 유료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길리어드의 다니엘 오데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29일 "선진국에 공급하는 렘데시비르 약가를 1병(바이알) 당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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