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수도 리마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성소수자 나이트클럽이 슈퍼마켓으로 변신했습니다.
길어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속에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오늘(30일) 로이터·EFE통신 등에 따르면 리마의 나이트클럽 '발레토도 다운타운'이 이날 '미니마켓 다운타운'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화려한 조명이 비추던 실내는 여느 슈퍼마켓처럼 밝아졌고, 춤추는 사람들로 가득했던 무대엔 식료품 선반이 들어섰습니다.
리마의 부촌인 미라플로레스 지역에 있는 발레토도 다운타운은 페루 성소수자 커뮤니티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이클럽이었습니다. 직원만도 120명에 달했습니다.
코로나19로 지난 3월 페루에 격리령이 내려지고 술집과 클럽 등의 영업이 금지되면서 발레토도 다운타운도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봉쇄 초기엔 단골손님들을 위해 무료로 온라인 나이트클럽을 운영했습니다. 그러나 봉쇄가 길어지자 돈벌이가 되는 일을 찾아야 했습니다.
3개월 넘게 엄격한 봉쇄를 유지하던 페루는 내달 1일부터 점진적으로 봉쇄를 완화할 예정이지만, 술집과 나이트클럽의 영업 재개는 아직 기약이 없습니다.
마냥 손놓고 있을 수는 없었던 발레토도 다운타운은 쌓여있는 식재료 등을 배달해주며 돈을 벌었고 그러다 아예 슈퍼마켓을 열기로 했습니다.
클럽 매니저인 클라우디아 아추이는 EFE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한가족인 직원들에게 일자리를 계속 주는 것이었다"며 "직원들이 사정을 이해하고 새로운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여줘 고마웠고 감동했다"고 전했습니다.
화려한 옷을 입고 춤을 추던 여장 댄서들은 슈퍼마켓 점원으로 변신했습니다.
반짝이 옷과 하이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손님들의 쇼핑을 돕는 '드래그퀸'(예술·유희 등을 목적으로 한 여장 남자) 벨랄루 매퀸은 로이터에 "몇 년간 하던 일을 못하게 돼서 처음엔 우울
'미니마켓 다운타운'은 클럽의 흔적이 남은 독특한 인테리어와 직원들은 물론 생물학적으로 안전한 재료로 만들었거나 혁신적인 제품 등으로도 차별성을 꾀한다는 계획입니다.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상황이 나아지면 언제든 다시 클럽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매니저는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