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지상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어 체계인 '이지스 어쇼어' 계획 중단을 계기로 안보 전략의 포괄적인 재검토에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오늘(23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국가안전보장전략(이하 전략) 연내 개정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전망입니다.
전략은 2013년 12월 아베 정권이 책정한 것으로 일련의 움직임이 첫 개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개정의 핵심은 중국에 대한 대응이며 이는 미일 안전보장체제의 존재 방식에 관한 논의와 연동될 것이라고 닛케이는 전망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전략 개정을 위해 동맹국인 미국과 협의하며 미사일 방어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의 유출 방지 등 안보 관련 경제 대책도 포괄적으로 논의합니다.
또 공급망의 중국 의존으로 인한 문제에 대응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새로운 전염병이 대두할 가능성 등에 관해서도 논의합니다.
우주군을 창설한 미국에 일본이 어떻게 보조를 맞출지를 비롯해 사이버·안보 분야의 전략도 의제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가안전보장전략은 대략 10년 정도의 기간을 대상으로 작성된 것이라서 통상 10년 주기 개정을 전제로 했으나 이지스 어쇼어 중단으로 안보 공백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앞당겨 개정을 논의합니다.
미사일 방어 체계도 검토 대상이 될 전망입니다.
아베 총리가 최근 기자회견에서 필요성을 언급한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에 관한 논의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은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포함해 미사일 방어에 관해 검토하는 팀을 어제(22일) 발족했으며 이번 주에 첫 회의 개최를 검토 중입니다.
적 기지 공격 능력은 폭격기나 순항 크루즈미사일을 사용해 탄도 미사일 발사 기지 등 적의 기지를 타격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일본은 공격을 받았을 때 비로소 방위력을 행사하는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을 표방하고 있어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를 논의하는 것은 전수방위와 충돌한다는 논란을 일으킬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지스 어쇼어를 대신해 물에 뜨는 대형 구조물인 '메가 플로트'(Mega-Float)에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갖추는 방안이 일본 정부 내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보도했습니다.
동해상에 인공섬 역할을 할 메가 플로트를 띄우고 그 위에 탄도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설치해 운용한다는 구상입니다.
이지스 어쇼어는 추진 장치인 부스터가 주택 등에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는데 메카 플로트를 이용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힙니다.
악천후에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지나 제3자가 메가 플로트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경비 대책을 세우는 것 등이 기술적 과제로 꼽힙니다.
이지스 어쇼어 중단으로 일본은 거액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은 전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이지스 어쇼어 배치를 위해 이미 지출한 돈이 196억엔(약 2천215억 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지스 본체 2기 설치 및 부대 훈련·유지 관리비를 모두 합해 약 4천500억엔이 들 것으로 애초 예상했었습니다.
고노 방위상은 이미 계약한 1천787억엔 중 미지급분에 대해서는 "일본과 미국이 협의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함께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