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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볼턴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 |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자신의 회고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비핵화 구상을 겨냥해 '조현병 환자 같은'이라는 망언적 비유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매일경제신문이 그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 전문을 확인한 결과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해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문 대통령의 비핵화 문제 해결 노력을 이 같은 모욕적 단어로 폄훼했다.
볼턴은 하노이 회담 결렬 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회동 내용을 소개하며 문 대통령의 대북 비핵화 접근이 '조현병 환자' 같다고 주장했다.
하노이 회담 당시 북한은 완전한 핵폐기가 아닌 영변 핵시설 폐기를 거론하며 미국에 경제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이른바 주고받기(Action for action)을 요구했다. 이는 완전한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는 주고받기는 불가하다는 미국의 입장과 상충되는 것이지만 최소한 김정은 위원장이 영변 핵시설 해체라는 카드를 들고온 것 만큼은 의미가 있는 변화라는 게 당시 한국과 미국의 상황판단이었다.
이처럼 주고받기식 협상을 거부해 수확한 북한의 변화(영변 핵시설 폐기 제안)를 문 대통령이 평가하면서도 중국의 비핵화 해법인 '수평적이고 동시적'이라는 원칙을 문 대통령이 지지하고 있다는 게 존 볼턴 전 보좌관 입장에서는 이율배반적이라는 것이다.
볼턴은 회고록에서 중국의 '수평적이고 동시적' 접근방식이 북한이 요구하는 '주고받기'식 협상전략과 같은 소리로 들린다며 두 개의 서로 다른 상황을 동시에 지지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문 대통령을 '조현병 환자 같은'이라는 수식어로 처리했다.
그는 570페이지에 달하는 전체 회고록에서 '조현병 환자 같은'이라는 단어를 두 차례 썼는데 첫 사례가 문 대통령이고, 두 번째 사례가 일본이었다.
볼턴은 이란과 북한을 상대로 일본이 이란 외교전략에서는 원유라는 이익 때문에 보다 유연한 형태를 취하는 반면 북한을 상대로는 최대압박을 지지하는 강경 입장을 보인다며 이 모습이 '조현병 환자' 같다고 비유했다.
조현병은 옛 정신분열증의 순화한 표현으로 줄이 조율되지 않은 현악기의 상태를 정신분열증 환자에 빗댄 것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에서는 조현병이라는 용어의 부정적 어감이 크지만 외국 학술논문에서는 서로 다른 내용의 두 가지 입장을 동시에 지지하는 수준이 심각할 때 쓰는 중립적 표현으로 'schizophr
한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볼턴 전 보좌관이 'Schizophrenic'이라는 표현을 쓴 데 대해 22일 "그건 (존 볼턴) 자신이 판단해봐야 될 문제인데, 본인이 그럴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는 반어법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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