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현지시간으로 오늘(18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등 미 행정부 인사들을 만나 최근 한반도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한 대북 대응 방안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전날 워싱턴DC에 도착한 이 본부장은 이날 오후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겸직하는 비건 부장관과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동 장소와 시간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만남은 북한이 최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대남 군사행동까지 시사하는 등 연일 대남 공세를 가속화하면서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이 본부장은 비건 부장관과 회동에서 북한의 잇따른 대남 압박 의도를 비롯해 현 한반도 상황 평가와 정세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대북 공조 방안과 대응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보여 어떤 조율이 이뤄졌을지 주목됩니다.
또한 북미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없는 가운데 북미·남북관계 교착에 따른 추가적인 북한의 도발 가능성 등 상황 악화를 막을 방안도 모색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북미 협상이 다시 동력을 얻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대북 제재로 가로막힌 남북 경협 등과 관련한 조율이나 제재 완화 관련 논의가 이뤄졌을지 주목됩니다.
한국은 올해 초부터 남북 철도·도로 연결, 북한 개별관광 등 독자적 남북 협력 사업을 북측에 제안하면서 이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남북협력 사업과 관련해 미국은 비핵화 협상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고 이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남북경협에 속도를 내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해석돼왔습니다.
다만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 국무부가 북한에 추가도발을 삼갈 것을 초구하면서 "미국은 남북관계에 대한 한국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혀 향후 한국의 대북접근에서 운신의 폭이 넓어질지 주목됩니다.
북한은 작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10월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후 북미관계에서 진전이 없는 가운데 이달 들어선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앞세워 거센 대남 압박에 나서면서 남북관계 단절을 경고, 긴장을 고조시켰습니다.
이 본부장의 워싱턴 방문은 지난 1월 이후 약 5개월 만입니다.
전날 방미한 이 본부장
이런 신중 행보는 북한의 대남 압박이 극도로 고조된 데다 북한이 한미 간 비핵화·대북제재·남북협력 등을 수시로 조율하는 협의체인 '한미 실무그룹'을 직접 비난하는 등 '한미 조율'에 큰 거부감을 드러낸 점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