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한 거리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군부 독재` 등 반(反)민주주의 행태와 원주민·흑인계 인종차별 행태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마스크를 쓴 채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 [출처 = 브라질 글로부] |
'남미 최대 경제'이자 자원 부국인 브라질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사태 속 '대통령 퇴진'을 둘러싼 찬반 시위가 전역으로 퍼지면서 정국 불안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주말인 7일(현지시간) 브라질 전국 주요 도시에서는 보건 당국의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도 불구하고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 간 시위가 동시 다발로 일어났다고 BBC문도가 이날 전했다.
↑ 7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 글로부 홈페이지 화면.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반대 집단 간 갈등이 전역으로 퍼지는 가운데 `총기 규제 완화 ·치안 불안 심화` 여파로 5월 브라질 내 총알이 시간 당 2000개 팔렸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브라질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혼란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 |
이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보란 듯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대통령 궁밖으로 나와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대통령은 지난 5일 연설에서 대통령 퇴진 요구에 대해 "테러리스트들이며 마약 중독자이고 직업도 없는 실업자들"이라고 애써 비하한 바 있다. 앞서 4월 말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극우 집단 집회에 참석해 군부 독재를 옹호하는 연설을 해 대법원이 해당 집회에 대해 '반(反)민주주의·헌법 질서 훼손' 여부를 조사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또 코로나19피해를 두고 "어차피 죽을 사람은 죽는다"는 망언을 해가며 방역을 무시해 보건부에서는 한 달 새 장관이 두 명 사임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 지난 5일(현지시간) 중국 다롄상품거래소(왼쪽)과 싱가포르 상품거래소(오른쪽) 철광석 선물 가격 추이. [출처 = 인베스팅] |
다만 브라질 당국이 낸 피해 정보는 실제보다 적게 반영된 것 아니냐는 외신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보건부는 코로나19 감염 확진·사망 누적치 발표를 중단하기 하루 전 날인 5일부로 하루, 1주 단위, 1달 단위 수치를 보여주는 웹사이트도 잠갔다. 이 때문에 연방 검찰이 정보 공개 중단에 대한 수사에 나서기로 하고 연방 대법원이 "통계 조작 행위는 전체주의 정권이나 하는 일"이라고 공개 비난하는가 하면 브라질 내 각 주 보건부 장관들은 "대통령의 조치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결의하는 등 대통령을 둘러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앞서 5일 중국 다롄상품거래소에서 철광석(철 성분 62%·건조 철광석) 선물(오는 9월 20일 만기)은 500톤당 742위안(약 12만6147원)에 거래를 마친 결과 1달 전인 5월 8일 대비 17.4%올랐다. 브라질에서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3월 말에 비하면 30%이상 오른 가격이다. 같은 날 싱가포르 상품거래소에서는 이달 20일 만기를 앞둔 철광석(철 성분 62%·건조 철광석) 선물이 500톤당 100.21미국 달러(약 12만 682원)에 거래를 마쳐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철광석 주요 수출국은 호주와 브라질인데, 호주는 4월을 기점으로 코로나19 여파가 줄어든 반면 브라질은 호주에 비해 피해 규모도 큰 데다 나날이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는 데 따른 결과다.
원자재 시장 리서치업체인 잭스(Zacks)는 글로벌 원자재 시장 수급 여건을 고려할 때 당분간 철광석 가격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공급 측면에서 브라질 발 악재가 불거진 탓이다. 브라질은 호주에 이어 철광석 주요 수출국이다. 브라질에 본사를 둔 전세계 최대 광산업체 발레(Vale)는 지난 4월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올해 철광석 생산량 예상치를 3억4000만~3억5500만 톤에서 3억1000만~3억3500만 톤으로 하향했다. 광산업이 노동집약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감염 확산 위험 탓에 정상적인 생산이 힘들다는 것이다. 발레 사는 브라질 철광석 생산의 80%를 담당한다. 미국 지질학연구에 따르면 2019년 브라질에서는 철광석이 총 4억8000만톤 채굴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발레 사 철광석 광산이 위치한 이타비라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 피해가 커지면서 노동부가 발레 사의 이타비라 광산 생산활동을 제한해 생산량이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이는 바 이는 철광석 가격 추가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게 잭스 분석이다. 발레 사의 이타비라 광산은 지난 해를 기준으로 회사 전체 철광석 생산량의 12%를 책임진 주요 광산이다.
중국 측 철광석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가격 상승 요인이다. 중국은 해상 무역 기준 전세계 철광석 수입의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지난 달 '최대 정치행사' 양회를 통해 '내수 다지기'를 강조한 결과 앞으로 인프라스트럭처 건설·제조업 부문 철강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중국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이후 인프라 건설·투자 재개로 철강 수요가 증가한 데 따라 4월 중국 조강(crude steel) 생산량은 3월 대비 7.6%늘어났다. 이어 5월 중국 제조업 PMI는 50.6포인트로 3개월 연속 늘어나고 있어 제조업 주 원료인 철강
중국은 호주·브라질과 함께 전세계 주요 철광석 매장국으로 꼽히지만 호주와 브라질로부터 철광석을 수입해 조강 등 철강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 내 철광석 생산보다 수요가 더 많은 데다 호주와 브라질 산 철광석이 철 성분을 62%이상 포함하는 고품질 원자재로 꼽히기 때문이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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