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0세기 이후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위기를 격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현지시간으로 오늘(3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인종 간 갈등이 드러낸 미국 사회의 민낯을 고발하는 정치 전문기자 댄 발즈의 칼럼을 게재했습니다.
발즈는 일단 미국 사회가 이전에도 여러 위기를 극복했다고 강조했습니다.
1918년엔 전 세계를 강타한 스페인 독감으로 미국도 극심한 타격을 받았고, 1930년대의 대공황 때는 수많은 미국인이 직장을 잃었다는 예를 들었습니다. 1968년엔 흑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가 전국적인 폭동을 불러왔다는 사실도 상기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대형 위기들이 동시에 미국을 흔들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 발즈의 견해입니다.
지금은 20세기에 겪었던 역대급 위기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는 특이상황이 미국 사회 시스템을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국가적 위기의 상황에서 대통령의 리더십이 실종됐고,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발즈의 주장입니다.
발즈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사회 지도자들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갈등 해소와 통합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총격'이나 '가장 사나운 개' 등의 험악한 단어를 사용한 트윗으로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코로나19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전 세계가 인류 공통의 적인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단결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WHO)와의 절연을 선언하는 등 미국의 리더십을 약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발즈는 코로나19로 사망한 미국인의 수가 베트남전쟁 사망자의 2배에 육박하는 상황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위기를 제대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4천만명의 미국인이 실업자가 됐지만 백악관과 의회가 정치적인 계산 탓에 신속하게 대응책을 내
그러면서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발즈는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는 미국의 전통적인 낙관주의 대신 현재 미국이 겪고 있는 문제점을 제대로 분석하고, 미래의 미국은 어떤 리더십을 필요로할지 깨우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