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제발 입을 그만 열었으면 좋겠다(He should just stop talking). 사람이 조용해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에 숨진 흑인남성 '조지 플로이드' 항의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조지아주 애틀란타의 흑인여성 시장 케이샤 랜스 바텀스가 최근 화제가 되는 발언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로 위기가 커졌을 당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논리정연한 신뢰감으로 존재감을 뽐냈던 것처럼, 이번에도 전국적인 사태로 커진 시위규모에 바텀스 시장의 카리스마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CNN은 이러한 현상에 주목하면서 그가 "열정적인 호소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며 "민주당의 떠오르는 스타 중 한 명으로 급부상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바텀스 시장의 발언은 31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왔다. 그는 이날 "대통령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언행을 강력히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폭력배(thugs)'라고 부르고 "약탈이 시작되면 발포가 시작할 것"이라며 내놓은 '협박성' 발언들이 시위대의 분노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그러면서 바텀스 시장은 "사람이 조용히 해야 할 때가 있는데 나는 그가 조용해주길 바란다"면서 "그가 침묵할 수 없다면, 백악관에 제발 사리분별이 가능하고 양심을 지닌 누군가가 그를 프롬프터 앞에 앉혀놓고 그것을 그대로 읽기를 기도해라. 왜냐하면 그가 모든 걸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직 판사 출신에 시의원을 거친 바텀스 시장은 기자회견 때마다 인상깊은 발언을 내놓으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시위 열기가 한창 달아오르던 지난 29일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폭력성을 보이는 시위대를 향해 "이것은 내가 알던 애틀란타가 아니다. 이것은 항의도 아니고 마틴 루터 킹의 정신도 아니다"라며 "이것은 혼돈"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바텀스 시장은 그러면서 "나는 미국에서 네 명의 흑인 자녀를 둔 엄마다. 그 중 한 명은 18살이다. 플로이드의 죽음을 봤을 때, 나는 여느 엄마가 받았을 상처를 느꼈다"며 시민들에게 절실히 호소하는 모습도 보였다. 강단있는 모습과 공감대를 동시에 선보이며 시민에게 다가간 것이다. 그는 "애틀란타 시위가 나빠지자 나도 아들에게 전화해서 '지금 어디에 있냐'고 안부를 챙겼다"며 "나보다 더 미국의 현재 사태를 걱정할 순 없다. 나는 매일 같이 이 기분을 느끼며 기도하고 살고 있다"는 심정을 털어놔 공감을 얻었다.
바텀스 시장은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의 주도로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대대적으로 불법 이민자 가족 체포 작전에 나섰을 당시에도 "애틀란타는 연루되지 않겠다"며 반대의사를 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그녀를 민주당 대선 경선의 유일한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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