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번에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 '위협'을 거론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동맹과의 국제적 공조 문제를 꺼냈습니다.
'다음 세기'도 서구가 주도한다는 장기적 목표까지 내걸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냉전 국면에서 주요 2개국(G2)인 미·중 간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중국을 견제하고 고립시키기 위한 미국의 세계질서 새판짜기 시도가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경제, 인권에 이어 군사 문제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 반중 연합 전선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반중 블록'의 확대로 압축됩니다.
동맹 입장에서는 줄 세우기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으로, 미·중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할 한국으로서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현지시간으로 오늘(31일) 중국의 군사적 증강 시도에 맞설 필요성을 거론하며 동맹들과의 파트너 관계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인도, 호주, 한국, 일본, 브라질, 유럽 등을 열거했습니다.
이러한 언급은 마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날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기존 주요 7개국(G7·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체제의 주요 10개국(G10) 또는 11개국(G11)로의 재편을 거론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것입니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거론한 동맹들 가운데 한국, 호주, 인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G7의 확대개편을 언급하면서 열거한 나라이고 일본은 이미 G7 소속이어서 상당수가 겹칩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 군사력 증강 주체를 시진핑 국가주석으로 명시, 시 주석을 직접 겨냥하는 한편으로 중국의 군사력 확장 시도가 '위협'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겨냥하며 다음 세기의 국제 질서도 서구가 계속 주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파트너십을 강조함으로써 동맹들에 대한 우회적 압박에 나선 셈입니다. 미·중 간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장기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도 보입니다.
그는 실제 유럽 동맹의 반중 전선 동참을 촉구하며 중국공산당이 다음 세기를 지배하도록 해선 안 된다고도 했습니다.
미국이 군사와 경제, 인권 등 각 분야에서 중국 고립 작전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서구'로 대표되는 자유민주 진영과 중국의 공산주의 독재정권 간 대결 프레임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들어 '독재정권'이라고 몰아붙이며 중국의 체제를 파고드는 것도 이러한 맥락입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시 주석의 장기집권 체제까지 은근히 건드렸습니다.
이날 언급은 미 의회 차원에서 최근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태평양 억지 구상'(Pacific Deterrence Initiative)과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 상원의 짐 인호프(공화당) 군사위원장과 잭 리드(민주당) 군사위원회 간사는 지난 28일 미국 안보 전문 사이트인 '워 온 더 록스'에 '태평양 억지 구상: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힘을 통한 평화'라는 제목의 초당적 기고문을 게재,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력 증강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중국의 군사 현대화 및 미국의 군사적 우위 약화와 맞물려 인도·태평양 지역 내 중국의 영향력을 저지하고 그 위협에 맞서기 위해 미국의 핵심 군사력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커지는 중국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는 2021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 '태평양 억지 구상'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중 간 군비 경쟁 가속화로도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인 셈입니다. 미국이 군사 분야에서 대중 고립 작전에 본격 나설 경우 이 역시 동맹들로서는 고민스러운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지난 28∼29일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요격미사일 등 군 장비를 기습 반입한 것을 두고도 미·중 간 갈등이 격화한 시기라는 점과 맞물려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습니다.
경제분야에서는 미국이 탈중국 글로벌 공급망 구축으로 요약되는 경제번영네트워크(EPN·Economic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강행과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그 보복 차원에서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 절차 착수를 선언함에 따라 관련 작업이 본격화될 경우 국제사회에 대한 동참 압박이 본격화할 수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