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불과 한 달만에 5만명에서 10만명으로 두 배 폭증했다. 하루 평균 1170명의 미국인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목숨을 잃은 것이다.
심지어 이는 작년 미국 전체 총기사고 사망자(4만 여명)를 크게 웃도는 심각한 수치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빠르고 올바르게 결정했다"고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26일 오후(한국시간) 글로벌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72만 5275명, 누적 사망자는 10만572명을 기록해 누적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달 25일 5만명을 돌파한 뒤 불과 한 달만에 증가한 것으로, 미국 내 첫 사망 사례로 보고된 지난 2월 29일 기준으로 보면 86일만이다. 하루 평균 무려 1170명의 아까운 목숨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사라진 것이다.
미국 내 총기사고 사망자 수와 비교해도 미국의 누적 사망자 수치는 압도적 참사에 해당한다.
미 비영리단체인 총기폭력 아카이브(Gun Violence Archive)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총기폭력으로 인한 사망자는 3만9457명이다. 최근 수년 간 가장 많은 총기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2017년(5만9776명)과 비교해도 곱절에 육박하는 규모다.
미국 역사 상 최악의 전염병 참사가 현실화했음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자신의 정치적 결단을 자화자찬하는 글을 올려 구설에 올랐다.
그는 "(코로나19라는)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숨진 이들이 너무나 많다"면서도 비난의 화살을 중국으로 돌렸다. 그는 "이 바이러스는 발생의 원천인 중국에서 제지돼야 했다"라며 "하지만 나는 매우 빠르게 행동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등이 이날 크게 상승한 점을 강조하며 "(코로나19 팬데믹 하에서) 위대함으로의 전환(Transition to Greatness)이 예상 시점보다 빠르게 시작됐다. 내년에는 역대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미 증시 활황을 부각시키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미국의 팬데믹 참사를 덮으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코로나19 대응 관련 정례 브리핑에서 치료 효과가 완전히 입증되지 않은 특정약품을 수 차례 언급하다 비난을 받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말라라이 치료제인 클로로퀸의 효과성을 언급한 뒤 애리조나 피닉스 지역에 거주하는 60대 남성 게
해당 약품은 수족관 청소나 물고기의 박테라아 감염 방지 등에 이용되는 것으로, 사망한 남성은 클로로퀸이라는 비슷한 용어로 인해 효과성을 오인하고 이 약물을 먹다 결국 사망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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