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는 가운데 일본의 한 공립학교가 '아베노마스크'(アベノマスク·아베의 마스크)라는 비아냥거림을 당한 정부 배포 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강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일본 사이타마(埼玉)현 후카야(深谷)시의 시립 중학교가 아베노마스크의 착용을 강요하는 듯한 문서를 학생들에게 최근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도쿄신문이 오늘(26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달 22일 학교 측이 학생들에게 배포한 문서에는 내일(27일) 등교일 준비물 등에 관해 "아베노마스크 착용(다른 마스크 착용 학생에 관해서는 휴대하고 있는지 확인)"이라고 기재돼 있었습니다.
또 '개별 지도' 항목에는 "아베노마스크(착용 또는 지참)를 잊어버린 학생은 소수 학생 교실에 남는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정부가 모든 가구에 배포하겠다고 밝힌 천 마스크를 착용하든지 지참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별도의 교실에 남아야 지도를 받아야 하는 등 불이익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서를 보고 놀란 학부모들이 학교에 연락해 이런 방침의 철회를 요구했으나 학교 측은 "나라가 배포한 것이므로 착용할 것"이라며 요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또 "아베노마스크라면 모두 가지고 있다", "화려한 디자인의 마스크로 뽐내는 일이 없도록 한다는 의미도 있다"는 등의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학교 측의 이런 대응은 논란을 키웠습니다.
트위터 등에서는 "바이러스 대책도 아니고 획일화를 추진하는 학교", "학교에 이런 발상을 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 두렵다", "아베노마스크가 언제부터 공식 명칭이 됐나"는 등의 반응이 학교 측에서 배포한 문서로 보이는 사진 등과 함께 나돌았습니다.
결국 시 교육위원회는 문서에 기재된 내용이 학교 측이 독자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강제한다는 불안감을 안기는 표현이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학교 측은 "가정에서 준비한 마스크도 상관없다"고 보호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사과했습니다.
교장은 "배려가 부족했다"
일본 정부는 마스크 부족 현상을 완화하겠다면 전 가구에 천 마스크 2장씩을 배포하는 계획을 추진했으나 마스크에서 벌레나 오염물이 나오는 등 불량품이 속출해 제품을 수거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마스크 배포가 계획보다 대거 지연됐으며 마스크 크기가 너무 작아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