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인류는 고통을 받고 있지만, 지구는 숨을 쉬게 됐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동제한 조치 탓에 지난달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7%까지 줄어들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구하는 국제 과학자들의 모임인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GCP)'가 이 같은 분석결과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기후변화'에 게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사 대상 국가인 69개국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의 97%를 차지한다.
GCP에 따르면 지난달 초 세계 전체 이산화탄소 하루 배출량은 8300만톤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이산화탄소 배출량인 1억톤에 비해서 17% 감소한 수치다. 이산화탄소는 화석연료 등을 연소시킬 때 발생하는 기체로,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이다. 코린 르케레 이스트앵글리아대 교수는 FT에 "우리가 예전에 볼 수 없었던 급격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라고 말했다.
GCP는 "코로나19 확산 억제 대책이 풀리는 시점에 따라 연간 배출 감소 폭이 달라질 것"이라며 "6월 중순에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상황으로 돌아갈 경우 연간 배출량은 작년보다 4% 감소하고, 연말까지 억제책이 유지된다면 7%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감소 폭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2018년과 2019년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각각 370억톤 수준이었다.
르케레 교수는 "육상운송 분야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육상운송 분야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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