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가 3월 중순께 아메리카 대륙에서 본격적으로 피해를 키우고 있는 가운데, 의도적으로 방역을 무시하는 브라질 대통령 탓에 브라질과 주변 중남미 국가들이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브라질은 현재 코로나19 피해 규모가 전세계 여섯번째로 많다. 브라질 인구가 그만큼 많은 탓도 있지만 피해가 반드시 인구 수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에 국경을 맞댄 이웃 나라들은 '브라질이 중남미의 코로나 진앙지'가 될 것을 우려해 이동 제한을 강화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브라질 현지매체 글로부에 따르면 이날 브라질 내 코로나19 감염 확진자는 총 19만137명이으로 19만명을 돌파했으며, 총 1만 3240명이 목숨을 잃었다. 브라질 확진자 수는 지난 12일 독일을 제친 데 이어 13일에는 프랑스보다도 많아져 미국과 러시아,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에 이어 여섯 번째로 많다. 사망자 수는 앞서 9일 1만 명을 넘어서면서 미국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다음으로 많은 상태다.
지난 해 기준으로 브라질 인구가 전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고, 시장도 중남미에서 가장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 피해 규모도 이에 비례한다고 볼 수 있지만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 등 인근 국가들은 브라질 방역을 문제 삼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동 제한을 강조해온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보건부 장관을 경질하고 새 장관에 네우손 타이시 의학박사를 임명한 후 방역 규제를 풀어왔다. 지난 11일 대통령은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기자들에게 "오늘부로 미용실과 체육관을 필수 업종에 넣어 영업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보건부와 사전 조율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앞서 지난 주 대통령은 "일부 제조업과 건설업 역시 필수 업종에 넣어 영업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앞서 9일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주 등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동 제한 방역 규제를 강조한 데 대해 '제정신이 아닌 노이로제'라고 비난했다. 또 같은 날 대통령궁에서 1300명을 초대하는 대규모 바비큐 파티를 열려다 '죽음의 파티'라는 비난 속에 좌절되자 인근 파라노아 호수로 가사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사람들과 수상제트스키를 타는 식으로 방역 당국을 조롱해 전세계 눈길을 끌었다. 앞서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는 작은 독감같은 것인데 언론이 히스테리를 부린다"거나 "미안하지만 죽을 사람은 어차피 죽는다"면서 방역 규제를 풀고 경제를 재개해야한다고 주장해왔다. 또 다수가 밀집한 극우 보수 집회에 참석해 군부 쿠데타와 독재 필요를 외치는 연설을 하는 등 보란 듯이 방역을 무시하면서,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온라인 사회연결망(SNS) 서비스 업체들은 '공중 보건에 해가 된다'는 이유로 대통령이 올린 게시물 일부를 삭제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막무가내에 반발해 시민들이 자택에서 '대통령 퇴진' 냄비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된 상파울루 주와 리우데자네이루 주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넘어 도시 봉쇄를 고려 중이다. 이들 지역은 '파벨라'(favela·도심 내 거대한 빈곤층 밀집촌)가 자리해 코로나19에 취약한 곳이다. 앞서 6일 대법원은 "코로나19 기간 동안에는 주지사와 시장 등 지역 정부가 대통령이 이끄는 연방 정부 승인을 거치지 않아도 사회적 격리 조치를 시행할 수 있는 포괄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승인한 바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브라질과 육로 국경을 맞댄 파라과이에서는 마리오 압도 베니테스 대통령이 "브라질은 우리의 가장 큰 위협"이라고 선언했다. 지난 8일 대통령은 지역 현장을 둘러보는 자리에서 "브라질이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확진 규모가 늘고 있으며 우리 보건 안보를 위협하기 때문에 국경을 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EFE통신이 전했다.
브라질에 이어 중남미에서 경제 규모가 두번째로 큰 아르헨티나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13일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부채 재협상 등 난제가 쌓여있지만 이동 제한을 섣불리 해제해서 멀쩡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것보다는 방역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6일 대통령은 "브라질은 정말 무책임하다"면서 "거대한 위협이 된 브라질에서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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