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질문은 나한테 하지 말아라. 중국에 물어보면 된다. 아시겠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종차별주의적 '입방정'으로 또 한번의 구설에 올랐다.
외신들은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질의응답을 받던 도중 두 명의 기자에게 분노를 참지 못하고 기자회견장을 뛰쳐나갔다(stormed out)고 일제히 보도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이날 행사는 최근 향상된 코로나19 검사 능력에 대해 대통령이 자랑할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대통령의) 성미가 폭발한 것은 질의응답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 시간 가까이 이어진 발표에서 "전세계에서 미국이 코로나19 검진을 가장 잘 이행하고 있다"고 자화자찬을 이어가자 CBS뉴스의 기자 한 명이 손을 든 것이다.
중국계 기자 웨이지아 장은 "대통령께서는 코로나19 진단에 관해서 미국이 그 어느 나라보다 훨씬 잘 하고 있다고 여러 번 말하셨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 점이 왜 중요한가? 매일같이 미국인들이 여전히 목숨을 잃는다. 매일 추가 확진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어째서 대통령에게는 이것이 다른 국가들과의 경쟁인가"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이 죽어간다"고 말한 뒤 "아마도 그건 중국에 물어봐야 할 질문이다. 중국 정부에게 물어보라. 알겠나? 매우 색다른 답변을 얻을 수 있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외신들은 웨이지아 장 기자가 "구체적으로 나에게 한 말이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고약한(nasty) 질문을 한 누구에게라도 한 말"이라며 이때부터 급격히 분노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을 이어가려는 장 기자를 막은 뒤 CNN의 케이틀란콜린스 기자를 지명했다. 그러나 콜린스 기자가 장 기자와 관련된 질문을 하려는 듯 마이크 앞에 서자 "내 지명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횡설수설하며 다른 기자를 다시 지명했다.
곧바로 회견장에선 "그게 어째서 고약한 질문이었나. 무슨 뜻으로 한 질문인가(장)" "그렇지만 대통령님이 저를 지명하셨지 않나. 두 가지 질문이 있다(콜린스)"며 기자들이 한꺼번에 항의를 쏟아냈다. 이 같은 전개에 트럼프 대통령은 "신사숙녀 여러분, 고맙다"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돌연 퇴장했다. CNN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의 발언을 한 이후 모든 일이 1분이 채 되지 않아 벌어졌다.
외신들은 "오만하고 고약한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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