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10년 동안 코로나19 위기의 결과로써 7만 5천명이 '절망'에 의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약물 중독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 비영리 건강 관련 단체인 웰빙 트러스트(Well Being Trust)와 미국가정의학회(AAFP)는 코로나19와 관련된 고립과 슬픔, 경제적 어려움이 정신건강 위기를 만들고 있다며 이미 증가하고 있는 자살률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현지시간 8일 보도했습니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의료 시스템이 이미 압도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과 사회적 고립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자살률은 지난 20년 동안 계속 상승했고, 2018년에는 1941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비영리 사회 서비스 기관인 가족아동협회의 제프리 레이놀즈 회장은 "사회적 고립은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보호하지만, 동시에 가장 큰 사망 요인인 자살과 약물 과다복용, 과다음주 관련 질병 등의 위험으로 사람들을 내몬다"며 "역설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미국 내 실업급여 신청자는 무려 3천300만명에 달합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4천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삶의 만족도는 이 기간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현재 삶에 만족하고 미래 전망을 낙관하는 이는 2008년 11월 대침체기 이래 가장 낮았습니다.
임상 심리학자인 벤자민 밀러는 "고용은 우리의 경제적 생계는 물론 정신적, 정서적 건강을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전국 정신질환연대의 켄 덕워스는 "실직은 절망의 죽음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코로나19는 저소득층에 특히 더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카이저 패밀리 재단의 한 연구는 연간 4만 달러 이하를 버는 사람들의 26%가 "코로나19를 "정신건강에 주요 부정적 요소"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연간 9만 달러 이상을 버는 이들은 14%만이 같은 답을 했습니다.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스쿨은 2003년 대유행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연구를 활용해 3월 '정신적 고통'을 측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달 초 캘리포니아, 워싱턴, 뉴욕, 매사추세츠주 같은 코로나19 대량 발병지에서 정신적 고통이 상당히 늘어난 것으로 보고됐고, 이런 고통은 술이나 마리화나를 더 자주 했거나 매체나 소셜미디어를 더 많이 소비한 이들 사이에서 더 컸습니다.
당국 정책의 중요성도 제기됐습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지난주 브리핑에서 뉴욕주에서 마약과 술 소비, 가정폭력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를 야기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정서적 고통에 처한 이들을 위해 설치된 핫라인을 이용해 줄 것을 독려했습니다.
미국 전체적으로 재난 핫라인 이용은 작년 동기 대비 891% 증가했습니다.
보스턴대 공중보건스쿨의 줄리아 레이프먼
그는 경기침체기에 더 많은 실업급여를 받은 주의 극단적 선택이 더 적었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