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가 아메리카 대륙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중남미 경제규모 1위' 브라질에서 대통령 대변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소식이 나왔다. 같은 날 브라질 중앙은행은 금리를 0.75%포인트(p) 대폭 인하했다. 코로나19 사태와 정국 혼란이 겹치면서 금융시장이 브라질 경제에 경고음을 날리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다. 하원에서는 대통령 탄핵 목소리가 줄잇는 한편 상원에서는 야권 의원들이 "대통령의 행동이 국민 건강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대통령의 집회 참가를 금지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6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글로부와 로이터통신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대변인 옥타비우 두 레고 바로스가 이날 코로나19 감염 양성 반응을 보여 자택에 격리됐다고 전했다. '대통령의 입'역할을 하는 대변인이 감염됐다는 소식에 브라질 대통령실은 줄줄이 비상이 걸렸고, 보우소나루 대통령 감염 의혹이 또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3월 브라질 대통령단이 미국을 방문했던 당시 대통령실 소속 커뮤니케이션국의 파비우 바인가르텐 국장이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아 당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물론 국장과 접촉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도 감염 의혹이 일었던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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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현지시간) 브라질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는 기준금리(Selic rate)를 연 3%로 정했다. 이는 기존 3.75%를 0.75%p 대폭 인하하기로 한 결정이다. /출처=브라질 중앙은행 |
6일 기준금리 인하는 최근 총재가 '인하 필요성' 발언으로 시그널을 준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0.5%p인하를 예상해왔기 때문에 0.75%p인하는 다소 파격적인 결정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양새다. 이날 미국 달러화 대비 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5.704헤알을 기록해 환율이 올해 들어 42.13% 올랐다. 헤알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로 현재 헤알화 가치는 1994년 헤알화 도입 이후 가장 낮다. 같은 날 상파울루 증시에서 보베스파 지수는 전날 5일보다 0.5% 떨어진 7만9063포인트로 거래를 마치면서 8만 포인트를 밑돌았다.
이날 금리 결정은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고 정치 혼란도 만만치 않은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브라질 경제 전망이 갈수록 악화된 데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 앞서 5일 3대 글로벌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는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이 'BB-/부정적'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피치는 브라질 정치·경제·사회적 혼란과 불확실성을 이유로 국가 신용등급(BB-)은 그대로 두지만 하향 가능성을 의미하는 '부정적' 의견을 냈다.
BB-는 투자 부적격 구간이다. 피치는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에 대해 지난 2008∼2014년 투자 등급을 유지했지만 2015년 말∼2016년 초 재정 악화가 계속되자 투자 부적격 구간으로 강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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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대의 트럼프' 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극우 보수 집회에 나가 지지자들과 밀접 접촉을 즐기는 가운데, '대통령의 입'역할을 하는 옥타비우 두 레고 바로스 대통령 대변인이 6일(현지시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대통령 감염 의혹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출처=대통... |
이런 가운데 브라질 연방의회 상원 의원 두 명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상대로 연방 법원에 집회 참석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6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도 좌파 성향의 지속가능네트워크(REDE) 소속 상원의원 2명은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와 보건부, 지역 정부 권고를 무시하고 대규모 집회에 참석하거나 집회를 부추겨 국민 건강을 실질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바, 대통령의 집회 참석을 금지시켜달라"는 내용의 소장을 상파울루 연방 법원에 5일 제출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달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극우 보수 집회에 참석해 군부 쿠데타와 독재 필요성을 정당화하고 보안법 부활을 주장하는 연설을 해 대법원이 해당 집회를 조사하겠다고 한 바 있다. 이어 지난 3일에도 집회에 참석해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등 주요 지역 주지사들이 사회적 격리 조치를 시행하는 데 대해 "일부 주지사들의 무책임한 조치로 일자리가 파괴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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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가 브라질 보건부 발표와 추가 상황을 종합한 데이터를 보면 이날까지 브라질 내 코로나19 감염 확진자는 총 12만 6148명이고 사망자는 8588명이다. |
6일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가 브라질 보건부 발표와 추가 상황을 종합한 데이터를 보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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