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야국(FDA)이 코로나19 치료제로 '렘데시비르'에 대한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코로나19 치료제가 미국 당국의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렘데시비르기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의 게임체인저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FDA는 1일(현지시간) 설명을 통해 "렘데시비르가 호흡 장애로 인공호흡기 등을 필요로 하는 코로나19 중증 입원 환자를 위해 특별히 지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렘데시비르 제약회사인 길리어드사의 대니얼 오데이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한 FDA 국장과 함께 한 자리에서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오데이 CEO는 이번 FDA 조치가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환자들을 돕기 위해 150만개 분량의 렘데시비르를 기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치료 일수에 따라 최소 14만명에게 공급할 수 있는 양으로, 이달 말까지 주요 피해 지역과 병원에 공급할 예정이다. 길리어드사는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도시와 증세가 심각한 환자가 있는 병원 중환자실을 중심으로 약품을 우선 지급할 방침이다고 WP가 전했다.
AP통신은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극복을 돕는 최초의 약"이라고 평가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오는 4일부터 약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자택에서 개별적으로 회복 중인 코로나19 환자들에게는 렘데시비르가 처방되지 않는다.
길리어드사는 연말까지 100만명 분의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이날 해당 약품의 판매 가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약물 유효성을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임상경제평가연구소(ICER)가 10일분 렘데시비르 생산 가격을 10달러(약 1만2000원)로 책정했다. 하지만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환자들의 수요에 따라 45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FDA의 이번 긴급사용 승인은 연구가 진행 중인 상황에 취할 수 있는 조처로, 정식 사용허가와는 다르다. 다만 긴급사용 승인이 나면 처방은 가능하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긴급사용 승인은 허가받은 대체 약이 없다는 뜻으로, 치료제가 전혀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가 후원한 연구에서 도출된 예비 결론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에 대해 회복 기간을 31%, 평균적으로 약 4일 단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지금까지 임상시험 중 가장 대규모인 106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FDA는 안전과 효과에 관해 알려진 정보가 제한적이지만 효능은 보장된다고 밝혔다. 또 간의 염증, 투약과 관련된 문제 등 부작용이 있고 이는 메스꺼움과 구토, 식은땀,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지만, 복용과 안전에 관련한 자료가 의사와 환자에게 제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에볼라 치료용으로 개발된 렘데시비르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의 감염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환자가 11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오후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를 110만2679명으로 집계했다. 주별로는 코로나19가 정점을 지났다는 판단이 확산하면서 봉쇄 조치를 완화하는 지역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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