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회장(일본명 손 마사요시)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이 2019 회계연도(3월 결산)에 9000억엔(약 10조300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4월 13일 내놓은 전망치(7500억엔 순손실)에 비해서도 더 악화된 성적표다.
매출(6조1500억엔)과 영업손실(1조 3500억엔)은 당초 밝힌 전망치와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소프트뱅크그룹 측은 공유사무실 업체인 위워크 지원을 위한 자금조달 비용이 코로나19로 인해 늘면서 영업외 손실이 1조엔으로 확대됐고 이로 인해 순손실 폭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전망치 발표 시점에 예상했던 관련 비용은 8000억엔 수준이었다.
소프트뱅크그룹 실적은 100조원 펀드로 유명한 비전펀드 투자기업들의 가치 변화에 따라 급등락하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15년 만이다. 투자기업들의 실적 부진에 코로나19로 인한 영향까지 겹치면서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지 1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엔 위워크 상장 실패와 차량공유사업을 하는 우버의 주가 급락 등이 실적을 끌어내렸다. 여기에 코로나19로 공유를 기반으로 하는 우버(차량), 위워크(오피스), 오요(호텔) 등 비전펀드의 사업도 날로 부정적 전망이 커지고 있다. 또 비전펀드에서 투자한 기업 중에 중국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들이 많은 것도 실적악화를 부채질했다. 손 회장은 주가하락 등이 이어지면서 지난달에는 4조5000억엔 규모의 자산 매각 계획
한편 올 1~3월의 분기 순손실은 1조3765억엔(약 15조7547억원)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일본 기업의 분기별 순손실로는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직후 도쿄전력홀딩스의 1조 3872억엔에 이어 두번째 규모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원전 운영사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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