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유럽 최대 공동묘지로 알려진 스페인 마드리드의 `라알무데나` 앞 화장터에서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이 진행되는 모습. [사진 출처 = CNN영상 캡처] |
↑ 서유럽 최대 공동묘지로 알려진 스페인 마드리드의 `라알무데나` 앞 화장터에서 한 신부가 코로나19 사망자의 시신이 있는 관을 향해 성수를 뿌린 후 축복 기도를 하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 우려 때문에 관은 자동차에 실려진 채로 축복을 받았다. [사진 출처 = CNN] |
스페인에서는 '이동 제한령'에 따라 3인 이상 시민들이 함께 이동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카톨릭 신자가 많은 특성 상 장례식은 예외로 했기 때문에 5명 이내에서 유가족들이 장례식에 참석하고,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참석하는 식이다.
작별의 시간은 짧다. 5분 정도다. 미사 옷을 입은 신부가 잠겨진 관을 향해 성수를 뿌린 후 축복 기도를 하면 끝난다. 포옹과 키스로 서로를 위로하던 모습은 코로나19 탓에 사라졌다. 가족들은 마스크를 한 채 멀리 떨어져 신부의 기도를 지켜본 후 차를 타고 떠난다.
↑ 라알무데나 묘지 인근에서 코로나19 사망자의 시신이 들어있는 관을 화장터로 옮기는 사람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CNN] |
북받히는 슬픔을 꾹꿀 눌러담고 건조하게 진행되는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이지만 참석할 수 없는 사람들이 더 많다. "지금은 사회적 거리를 둬야하니 엄마 가까이 갈 수 없죠. 어떻게 해야할지,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 상황이 끝나면 엄마를 위한 장례식을 다시 해드릴 거예요" 펠릭스 포베다씨는 검은 색 피코트에 어두운 넥타이를 맨 상복 차림을 했지만 수술용 마스크를 쓴 채 휴대폰으로 어머니를 떠나보냈다. 감염 가능성 때문에 가족 중 누구도 장례식에 오지 못했다. 포베다씨는 몇 주 전 또다른 형제와 어머니와 점심 식사를 했다가 셋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됐다. 77세의 어머니는 병원에 입원했지만 중증에도 불구하고 호흡기가 모자라 제대로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 묘지 비석이 끝없이 늘어서 있는 해질 무렵 라알무데나 묘지 풍경. [사진 출처 = CNN영상 캡처] |
↑ 스페인에서는 6일(현지시간) 기준 총 1만3341명이 코로나19 탓에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 증가세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사진 출처 =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보건부·엘파이스] |
증가폭이 줄었지만 어쨌든 매일 매일 사람들이 코로나19 탓에 목숨을 잃고 있다. 날마다 사람들이 무더기로 죽어가자 산체스 총리는 지난 달 30일 '장례 비용 인상금지'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발표 시점은 30일이지만 실제로는 같은 달 14일 이후로 시간을 거슬러 '소급 적용'된다. 코로나19 사망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때아닌 특수를 맞은 장례식 대행업자들이 가격 부풀리기를 하는 바람에 가뜩이나 돈줄 끊긴 사람들이 가족 장례를 치를 비용조차 댈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피해가 집중된 마드리드에서 시청 직원이 텅 빈 광장을 향해 깃발을 올리고 있다. [사진 출처 = 마드리드 주지사 트위터] |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