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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에 파견된 러시아 군인들이 현지 양로원을 찾아 방역 작업에 나서고 있다./출처=ZUMA PRESS·WS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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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로 추가 파견되는 러시아 방역 차량이 'DALLA RUSSIA CON AMORE'(러시아로부터 사랑을 담아)라는 메시지를 붙이고 일류신-76(IL-76) 군용기로 향하고 있다./출처=러시아 국방부·타스 통신 |
러시아가 보낸 군용기에는 에어로졸 방역 트럭과 코로나19관련 의료 장비가 실려왔다. 또 모바일 의료지원팀과 러시아군 100여명이 함께 타고 왔다고 이탈리아 현지 신문 라 스탐파가 보도했다.
러시아 군이 EU회원국인 이탈리아에 들어온 것은 평범한 일은 아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침공(강제병합)을 일으킨 후, 러시아는 미국과 EU의 제재를 받아왔다. 이탈리아에 들어온 러시아 군은 가장 피해가 심각한 북부 롬바르디아 주 소재 베르가모 시에 투입됐다. 사람들이 돌보지 않는 외딴 양로원 등을 러시아 군이 돌며 방역하는 사진은 국제 사회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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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소재 `무명 용사의 무덤` 에 조기가 걸려있다. 이날 이탈리아 각지 시청은 정오에 조기를 게양하고 코로나 희생자를 위해 1분간 묵념하기로 한 바 있다./출처=AP통신 |
중국은 공식 외교 루트 외에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 등을 앞세워 마스크 원조에 나서는 등 발원지 흔적 지우기 겸 코로나 외교에 전방위로 나서는 중이다. 지난 달 11일 마 전 회장은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럽에 마스크 180만개와 코로나 진단 키트 10만개를 보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달 중순 중국은 적십자회(홍십자회) 소속 의료진 등 9명으로 구성된 1차 의료지원팀을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와 롬바르디아 등으로 파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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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스페인을 향해서도 코로나 외교에 나섰다. 마드리드 주재 중국 대사관은 중국과 스페인 간 우호관계를 강조하며 중국이 스페인에 마스크와 진단 키트 등을 지원했다고 알렸다. /출처 = 대사관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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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중국 상하이 공항에서 긴급 의료 용품을 실고 있는 스페인 A400M 수송기./출처=EFE·엘 파이스 |
수송기는 지난 달 28일 사라고사 공군기지를 떠나 중국 상하이를 향했고, 급유 등의 이유로 러시아와 라트비아를 거쳤을 뿐 33시간 동안 쉬지 않고 날았다. 그만큼 상황이 긴급하게 돌아가고 있는 탓이다. 보건부가 수입한 '저질' 중국산 진단 키트 때문에 사회가 들썩인 순간도 잠시, 사망·확진자가 폭증하는 것은 물론이고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과 방역·이동제한 단속에 나선 마드리드 경찰 500여 명까지 줄줄이 감염되는 등 피해를 걷잡을 수 없는 지경이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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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일대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왼쪽 사진), 2018년 13년만에 스페인을 국빈 방문해 페드로 산체스 총리를 만난 후 20여개 계약을 체결한 시 주석./출처=중국 인민일보·산체스 총리 트위터 |
이탈리아는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지난해 3월 중국과 일대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코로나19판데믹 전까지는 한해 중국인 관광객 수백만명이 이탈리아를 찾았고, 수도 로마 콜로세움같은 유명 관광지에서는 중국과 이탈리아 경찰이 순찰을 함께 돌기도 했다.
스페인은 일대일로에 공식 참여하지 않았지만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2018년 11월 시진핑 주석이 마드리드에 국빈 방문해 돈다발 외교를 본격화 했다.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원양해운(Cosco)이 스페인 발렌시아와 빌바오 항만 운영 기업 지분 절반 가량을 인수했고 중국 저장성 이우 시와 마드리드를 잇는 철도 노선도 개통됐다. 지난해 4월 호세프 보렐 스페인 외무장관이 중국에서 열린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고위포럼'에 참석해 원칙이 지켜진다면 스페인도 일대일로 사업에서 중국과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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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출처=CNBC·백악관 |
현재 EU는 남·북 간 구도로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최악의 상황을 맞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EU공동 코로나채권' 발행을 요구했지만 독일과 네덜란드가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레푸블리카 신문이 '추악한 유럽'이라고 하는가 하면 코리엘레 델라 세라신문은 '합의하지 않으면 하나의 유럽의 계획은 끝'이라며 강력 비난에 나섰다. 스페인에서도 엘파이스 신문이 '네덜란드 때문에 유럽 협력이 흔들린다'는 비판 기사를 내기도 했다. NATO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물론 동맹 간 협력 움직임도 있다. 프랑스와 독일, 오스트리아가 이탈리아에 마스크 360만 개를 보내고, 독일이 지난 달 28일 이탈리아의 코로나 환자를 독일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 중이다. 미국 국방부도 지난 주 방역용 장비를 밀라노에 보냈고, 지난 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탈리아에 1억 달러 어치 호흡기와 또 더 필요한 의료 장비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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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가 31일 기준 각 국 보건부와 추가 소식을 종합한 자료를 보면 이탈리아(확진자 총 10만5792명·사망자 총 1만2428명)와 스페인(확진자 총 9만5923명·사망자 총 8464명)피해는 코로나19 발원지 중국 본토를 넘어선 상태다.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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