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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 폐막식에서 자국 인기 캐릭터인 슈퍼마리오로 변신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당시 일본은 대중문화 콘텐츠를 앞세운 공연으로 도쿄 올림픽을 알렸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지난 2016년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폐막식에서 일본은 대중문화 콘텐츠를 앞세운 공연을 펼쳤다. 8분여 시간 동안 마리오, 도라에몽, 헬로키티, 팩맨 등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자국의 만화와 게임 캐릭터들이 등장한 이 쇼는 세계 각국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마지막에 아베 총리가 마리오로 등장하면서 도쿄올림픽 정체성을 '문화 올림픽'으로 알렸다.
이후 4년간 일본 방송가를 비롯한 대중문화계는 올림픽 특수를 노린 다수의 콘텐츠를 기획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세계적인 유행으로 도쿄올림픽이 내년 7월 23일로 연기되면서 대중문화계에 비상이 켜졌다.
일본 내 각 방송국은 오는 7월 22일부터 8월 9일까지 2주간 중계 외의 편성이 거의 계획되어있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일본 공영 방송국인 NHK는 올림픽 중계와 관련 프로그램에만 1000시간을 빼놓은 상황이라 타격이 가장 크다.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 당시 600시간을 소요한 NHK는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기대감을 드러내며 파격 편성을 결정한 바 있다.
NHK는 올림픽 개막식, 폐막식과 일본 선수의 활약이 기대되는 유도, 체조, 수영 외에도 거의 전 경기를 중계할 예정이었다.
TBS, 후지 TV를 포함한 민영 방송국들도 올림픽을 중심으로 상반기 편성 계획을 마련했다.
일본민영방송연맹(JBA)은 지난 1월 24일 '2020 도쿄 올림픽 민방 주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휴방 예정이었던 정규 프로그램의 일정부터 신규 프로그램까지 방송가에는 폭넓은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신규 프로그램 제작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9일 일본 코미디계 대부 시무라 켄(70)이 코로나19로 사망하면서 방송계 내부에서는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제작 중단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시무라 켄이 촬영하고 있었던 영화 '키네마의 신' 제작진과 스태프, 배우들은 현재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들은 "언제든 다른 작품에서도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현지는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31일엔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처음으로 200명을 돌파했으며 총 확진자 수도 2217명에 달한다.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했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관계자 712명을 포함하면 총 292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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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국민 아이돌 아라시. 이들은 올해 NHK의 `도쿄 2020 올림픽 스페셜 네비게이터`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활동할 계획이었다. 도쿄 올림픽 연기로 일본 연예게는 1000억원 이상의 피해를 입을 전망이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일본 매체 '일간 겐다이'는 도쿄 올림픽 연기로 일본 최대 연예기획사인 쟈니스가 100억엔(약 1072억원) 이상의 손해를 입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쟈니스의 대표그룹이자 일본 '국민 아이돌'인 '아라시'는 멤버 5명 전원이 NHK의 '도쿄 2020 올림픽 스페셜 네비게이터' 진행을 맡고 올해 가수 활동을 쉴 예정이었다.
이들은 또 일본의 싱어송라이터 요네즈 켄시가 작곡한 도쿄 올림픽 주제곡을 부를 계획이었다.
더 큰 문제는 아라시가 오는 12월 그룹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라 1년 뒤 올림픽 관련 방송과 음악방송에 차질이 생긴다는 점이다.
이밖에도 카메나시 카즈야, 죠 시마 시게루를 비롯한
대중문화와 호흡하는 성공적인 '문화올림픽'을 꿈꾸던 아베 총리의 계획과 달리 일본 방송, 연예계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피해를 떠안게 됐다.
[디지털뉴스국 서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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