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 [매경DB] |
고이즈미 전 총리는 31일 공개된 주간아사히와 인터뷰에서 "모리토모학원 문제는 누가봐도 아베 총리가 관여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베 총리가 국회에서 자신이 관여됐으면 그만두겠다고 했으니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모리토모학원 문제란 재작년 아베 총리를 정치적 위기에 빠뜨린 사학스캔들이다. 모리토모학원 재단이 초등학교 부지를 재무성으로부터 8분의 1 가격에 사들이는 과정에서 해당 초등학교 명예교장이 아베 총리 부인인 아키에 여사란 점이 고려됐다는 의혹이다. 문제가 불거지면서 공문서에서 아키에 여사 관련 부분이 삭제되는 문서조작이 이뤄졌다.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던 모리토모재단 문제는 문서 조작을 담당했다 자살한 직원이 재무성의 지시로 이뤄졌다고 고백한 유서가 최근 공개되면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모리토모재단 문제가 불거진 2017년 초 국회에서 "나나 부인이 관여돼 있으면 총리직은 물론 국회의원에서도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당시 그 발언으로 문서 조작이 시작됐다"며 "왜 저런 말을 할까 그때부터 이상했다"고 지적했다. 또 "자신이 관여하지 않았음을 어떻게 증명하겠는가"라며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아베 총리를 궁지에 몰아넣었던 벚꽃 스캔들과 관련해서는 "장기집권으로 (너무 )자신감이 붙어서 그런 것"이라며 "이런 것까지 잘도 하는구나 싶었다"고 꼬집었다. 벚꽃 스캔들은 정부 예산으로 매년 봄 진행되는 '벚꽃을 보는 모임' 행사에 지지자들을 초청했다는 의혹이다. 또 해명과정에서 아베 총리가 국회에서 위증을 했다는 논란도 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재임시절(2001~2006년) 아베 총리를 관방장관으로 발탁하며 힘을 실어줬던 인물이다. 아베 총리는 고이즈미 전 총 리의 뒤를 이어 총리직에 올랐다가 1년만에 물러났다. 고이즈미
[도쿄 = 정욱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