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판데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럼프호텔에도 해고 그림자를 드리웠다. 포브스지에 따르면, 트럼프호텔은 워싱턴DC지점(160명)과 뉴욕지점(51명)에서 총 211명을 해고한 데 이어 라스베이거스와 네바다 등 지점도 일자리 감축에 들어갔다. 사진은 트럼프호텔 워싱턴DC 지점. [사진 출처 = 트럼프호텔]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판데믹(COVID-19 대유행)이 지구 반대편 미국을 빠르게 덮치면서 '사실상 완전 고용'을 자랑하던 미국의 일자리가 대거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코로나19판데믹 직격탄을 입은 숙박·관광업계에 이어 다른 업계에도 해고 시한폭탄이 던져진 상태다. 2분기 실업률은 최악의 경우 30%에 달해 지난 2월에 나온 '50년만의 최저' 실업률(월간 기준) 3.5% 성과가 잊혀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2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 주 노동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사태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주간 실업 급여 신청 접수 처리가 늦어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 주 노동부는 "코로나19사태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주간 실업 급여 신청 접수 처리가 늦어질 것"이라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하루 전날 오하이오 주 존 허스테드 부지사도 기자회견을 열고 "실업 급여 청구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되고 콜센터 업무도 마비된 상태"라면서 "솔직히 말해 지금같은 전례없는 위기에서는 우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해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운영하는 트럼프호텔은 워싱턴DC와 뉴욕 지점에서 직원 총 211명을 해고했다. 라스베이거스와 네바다 등 다른 지역 지점들도 일자리 감축 작업에 들어갔다. 미국 호텔협회는 직접 고용 근로자 800만 여명 중 400만명 이상이 이미 일자리를 잃었거나 해고(일시 해고 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 세계에 140만개 호텔 객실을 보유한 글로벌 유명 호텔업체 메리어트인터네셔널이 전체 직원 17만4000여 명 중 3분의 2를 한시적 해고하기로 했고 마찬가지로 미국 내 호텔체인 애쉬포드도 전 직원 7000여명 중 95%에 해당하는 직원을 일시 해고하기로 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각 국 정부가 하늘 길을 봉쇄해 비행편 운항이 대거 중단되자 델타 항공에서는 직원 1만명이 무급 휴가에 들어갔다. 아메리칸·유나이티드 항공 두 곳도 직원 상당수가 무급 휴가 상태다. 항공업계 불황 여파까지 덮친 글로벌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신규 채용을 중단했고, 이어 워싱턴 주 소재 제조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매장 운영을 중단한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시 소재 스타벅스 매장의 지난 23일(현지시간) 풍경. 소비 심리가 얼어붙어 내수가 쪼그라들면 유통업계에도 임시직을 시작으로 해고 바람이 불 것이라는 불안감이 가득하다. [사진 출처 = 현지 독자 제공]
미국 내에서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임시직 근로자를 중심으로 해고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디트로이트 3대 기업'인 GM·피아트크라이슬러(FCA)·포드 등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오는 30일까지 줄줄이 공장 가동 중단에 들어간 상태다. 당장은 항공사와 호텔,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매출 급감 사업장이 줄줄이 일자리를 줄이고 있지만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 유통업계 역시 실적 부진을 이유로 해고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연율은 전 분기 대비 해당 분기 성장률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수치를 말한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이달 셋째 주 주간 실업 청구 신규 접수가 225만 건으로 직전 주보다 8배 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 전문가 조사 결과 같은 기간 신규 청구 건수가 150만 건으로 추정된다고 24일 전했다. 앞서 둘째 주 신규 청구 건수는 28만1000건으로 첫째 주보다 7만 건 증가하면서 2017년 9월 주간(29만9000건)이후 2년 6개월 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21세기 들어 미국 경제 침체기 최대 일자리 손실 규모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실물 경제로 번진 2009년 1분기(232만7000개)다. 역사를 통틀어 한 달 간 미국 일자리 손실이 가장 컸던 때는 세계 제 2차대전인 1945년 9월(196만 개)이라고 CNN은 전했다.
지난 22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올해 2분기 미국 실업률이 30%로 치솟고 성장률은 50%정도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모건스탠리(12.8%)와 골드만삭스(9%)도 우울한 실업률 전망치를 내고 있다. 앞서 16일 케빈 해셋 트럼프 정부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은 CNN인터뷰에서 "3월 미국인 일자리가 사상 최다인 100만개 사라질 것"이라며 "심지어 다음 주에는 아무도 고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코로나19판데믹에 따른 미국 일자리 대란 탓에 트위터로 주가 상승과 사상 최저 실업률을 자랑하며 `경제 대통령`임을 내세워온 트럼프 대통령의 올해 재선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2월 실업이 사상 최저였다고 자찬하는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게시글 [출처 = 대통령 트위터]
코로나19판데믹 발 일자리 대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올해 재선이 순탄치 않게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은 그간 주가 상승과 사상 최저 실업률을 트위터로 자랑하며 '경제 대통령'의 치적이라고 내세워 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17일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공화당 상원 의원들과 만나 1조 달러 규모 긴급 재정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실업률이 20%에 달할 것"이라면서 정부 안을 빨리 통과시켜 달라는 요청을 했었다고 이날 CNBC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김인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