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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 연합뉴스] |
지난해 8월 발동한 3000억 달러 상당의 대중국 고관세 적용 품목에 중국의 의료용 마스크와 장갑을 포함시켰던 것이다.
그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자국 내 마스크 부족사태가 현실화하자 지난 10일 슬그머니 이들 품목을 수입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20일 매일경제가 미국 무역대표부(USTR)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USTR는 지난 10일 대중 고관세 적용 품목에서 19개 품목을 제외한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게재했다.
총 7페이지 분량의 해당 공고문에 등재된 제외 품목은 총 19개로, 의료용 플라스틱볼·일회용 신발·신발 커버·안대·일회용 아이스팩·일회용 일반 마스크·일회용 의료 마스크 등 모두 의료기관에 공급되는 제품들이다.
코로나19 발발로 각 주에서 마스크와 장갑 등 보호장구 부족사태가 발생하자 이례적으로 소수 품목만을 수입관세 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이다.
눈에 띄는 점은 제외 조처를 취한 USTR의 설명이 모호하고 추상적이라는 점이다. USTR는 단 한 차례도 '코로나19', '마스크 공급부족'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특정한 배제 요청이 제기돼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만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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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무역대표부가 지난 10일 홈페이지에 소리없이 올린 의료용 마스크 등의 고관세 부과 제외 공고문. [사진 = 미 무역대표부 홈페이지] |
이에 대해 미국 의료기기 업계는 관세 부과를 앞두고 공청회 자리 등에서 "절대 관세를 올려서는 안 된다. 현장 의료인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고 반발해왔다.
실제 매일경제가 지난해 6월 USTR 공청회 발언록을 확인한 결과 미국 의료기기 업계를 대표해 나온 보건산업공급자협회(HIDS) 소속 린다 오닐은 "마스크 등 중요한 건강 관리 제품에 대한 고관세는 미국의 공중보건 대응에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것들은 또 감염예방에 필요한 제품들로 모든 유형의 전염병과 공중보건 위기 대처에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014년 에볼라가 발생했을 때도, 2009년 인플루엔자A가 퍼졌을 때도 미국 내 마스크 수요는 한 달 새 500%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중국에서 유입되는 의료기기에 규제를 가할 경우 그 피해가 미국민들에게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HIDS의 염려가 실제 9개월이 지나 코로나19 팬데믹과 마스크 대란으로 현실화한 셈이다.
이날 오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만3133명으로 사망자가 193명에 이르고 있다. 이 중에서도 노인요양소 집단감염 사건 등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북서부 워싱턴주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손수 마스크를 만들어 쓸 만큼 의료진들의 보호장구 부족사태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피터슨국제연구소의 채드 본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 이끈 중국과 무역전쟁이 현 코로나 19 사태에서 미국민들의 싸움을 약화시키는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
연방검사 출신으로 미국 매체 MSNBC에서 법률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는 글렌 커쉬너는 지난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 대응에 잘못 대처하면서 (다수 국민의 사망이라는) 살인 방조 혐의에 노출된 게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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