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가 중국을 넘어섰습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현지시간으로 어제(19일) 오후 6시 기준 누적 사망자 수가 3천40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날 대비 427명(14.3↑)이나 증가한 것입니다. 이날 3천245명으로 보고된 중국의 누적 사망자 수를 넘어선 것입니다.
작년 12월 말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첫 감염자가 나온 이래 누적 사망자 수가 중국을 넘은 나라는 이탈리아가 유일합니다.
이탈리아에선 최근 연일 400명 안팎의 신규 사망자가 발생하며 중국 수치를 초과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누적 확진자 수는 5천322명(14.9%) 늘어난 4만1천35명으로 잠정 파악됐습니다. 중국(8만907명)의 절반 수준입니다.
하루 기준 신규 확진자가 5천명대를 기록한 것도 처음입니다.
누적 확진자 수 대비 누적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치명률은 8.3%로 전날과 큰 변동이 없습니다. 하루 기준 누적 확진·사망자가 비슷한 속도로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한국(1.06%)의 8배 수준인 이탈리아 치명률 역시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유독 사망자가 많이 나오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바이러스에 특히 취약한 노령자 감염자 비중이 높다는 점을 꼽습니다. 실제 전체 사망자 중 87%는 70살 이상의 고령자입니다.
아울러 바이러스가 북부 특정 지역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하며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환자가 쏟아져나와 지역 의료시스템이 붕괴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거론됩니다.
누적 사망자와 완치자(4천440명)를 뺀 실질 확진자 수는 3만3천190명입니다. 이 가운데 중증 환자는 2천498명입니다. 전날보다 415명 늘었습니다.
누적 검사 인원은 18만2천777명으로 한국(30만7천24명)의 59.5% 수준입니다.
세계적인 수상 도시 베네치아가 주도인 베네토 등 일부 주가 한국 모델을 적용해 공격적이고 광범위한 검사를 시행하며 검사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선 차에 탄 채 간편하고 신속하게 바이러스 검사를 받는 한국식 '드라이브-스루' 진료소를 도입했습니다.
누적 확진자의 주별 분포를 보면 바이러스 확산의 거점인 롬바르디아 1만9천884명, 에밀리아-로마냐 5천214명, 베네토 3천484명 등 북부 3개 주가 전체 69.6%를 차지합니다. 북부 3개 주 누적 확진자 비중이 7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처음입니다. 다른 지역의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그만큼 빠르다는 의미입니다.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며 의료진 사망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이날 북부 지역에서만 5명의 의사가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함에 따라 의사 희생자가 14명으로 늘었다고 이탈리아 의사단체는 밝혔습니다.
이날 사망한 의사들 가운데 일부는 은퇴 후 코로나19 비상 상황을 맞아 다시 일터로 나왔다가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합니다.
17일 기준으로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진 수는 2천629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바이러스 확산세가 더 가팔라지는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내달 3일까지인 전국 이동제한 및 휴교령 기한을 연장키로 방침을 정하고 세부 사항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조깅 등 야외 스포츠
이탈리아 경제의 중심인 북부지역이 바이러스 직격탄을 맞으면서 경기침체 우려도 증폭되고 있습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발표한 최신 경제 전망에서 올해 이탈리아 경제가 2%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마이너스 0.5%를 예측한 무디스 전망보다 더 악화한 것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