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3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현지시간으로 어제(17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전국의 누적 확진자 수가 3만1천50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날 대비 3천526명(12.6%↑) 증가한 것입니다.
누적 확진자 수가 3만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21일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첫 지역 감염 사례가 확인된 이래 25일 만입니다.
누적 사망자 수는 345명(16%↑) 증가한 2천503명으로 잠정 파악됐습니다.
누적 확진자 수와 누적 사망자 수 모두 전 세계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습니다.
다만, 하루 기준 누적 확진자 증가율은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전날 13%대에서 더 떨어진 것입니다. 지난주 증가율이 17∼21%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하향 추세입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틀 간의 추세 곡선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며 향후 며칠 간 증가율을 추가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누적 확진자 수 대비 누적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치명률은 7.9%로 전날보다 0.2% 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한국(1.0%)보다 8배가량 높습니다.
누적 사망자와 완치자(2천941명)를 뺀 실질 확진자 수는 2만6천62명입니다. 이 가운데 집중 치료를 요하는 중환자는 2천60명으로 전날 대비 209명 늘었습니다.
누적 검사 인원은 14만8천657명으로 한국(28만6천716명)의 51.8% 수준입니다.
누적 확진자의 주별 분포를 보면 바이러스 확산의 거점인 롬바르디아 1만6천220명, 에밀리아-로마냐 3천931명, 베네토 2천704명 등 북부 3개 주가 72.5% 비중을 차지합니다.
매일 신규 확진자가 1천여명씩 쏟아지는 롬바르디아의 경우 중환자실과 이들의 치료를 위해 필요한 인공호흡기 부족 사태가 심각하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해당 지역 의료진은 이 상태로 가면 일주일을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이달 말 정점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제노바대 연구팀은 정부가 취한 전국 이동제한령 등 각종 정책과 이탈리아인들의 생활 습관 등의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예측 모델을 개발해 적용한 결과 23∼25일쯤을 정점으로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다소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정점을 지난다는 게 비상 상황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여러 가지 변수가 있을 수 있어 예측 결과 또한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한편, 중도우파 정당인 '전진 이탈리아'를 이끄는 83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코로나19 방역과 환자 치료를 지원하고자 1천만유로를 기부했다고 ANSA 통신은 전했습니다.
베를루스코니는 건설·미디어 그룹을 거느린 재벌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1990∼2000년대 총리를 세 번 지낸 인물입니다. 이탈리아 최고 부호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MBN 온라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