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코로나19 사태 관련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뒤 기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AFP = 연합뉴스] |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의 기행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만시지탄이라는 비판 속에 코로나19 사태의 글로벌 '펜데믹'을 선언하더니 그 다음날 브리핑에서 세계 각국에 기부를 독촉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심지어 자발적으로 기부를 약정한 각국에 “돈의 사용처를 특정하지 말아달라(not to earmark)"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등 인류 보건과 생명을 지키는 세계보건기구 수장으로써 기본자질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13일 매일경제가 테드로스 총장의 트위터 계정을 확인한 결과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다음날인 12일(현지시간)펜데믹 선언이 이뤄진 배경을 설명하는 브리핑 관련 모두발언 전문을 공개했다. A4 용지 기준 약 3장에 달하는 이 전문에서 그는 "전날 코로나19 발발을 '팬데믹'으로 규정했는데 이는 결코 우리에게 가벼운 결정이 아니었다"고 입을 열었다.
↑ 팬데믹 선언 뒤인 12일 테드로스 WHO 사무총장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이날 브리핑 내용 전문을 공개했다. 이 전문 내 모두발언에서 그는 "WHO 기부약정 때 사용처를 특정하지 말아달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 출처 = 테드로스 사무총장 트위터 계정 캡처] |
문제는 전문의 후반부에서 시작된다. 그는 코로나19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WHO가 57개국에 개인보호 장구를 지원하고 공적영역은 물론 민간영역에서 세계상공회의소·세계경제포럼 등 다양한 조직과 협업하고 있음을 장황하게 설명한 뒤 갑자기 돈 얘기를 꺼냈다.
그는 "세계 각국에서 4억4000만 달러 이상의 기부가 WHO의 전략적대응계획(SPRP) 사업에 약정됐다"며 "(SPRP 사업에 약정한 국가들 중에서도) 특히 자금의 사용처에 제한을 두지 않도록 한(fully flexible funds) 국가들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순수한 마음으로 기부 약정을 한 세계 회원국을 상대로 돈의 성격을 구분한 것이다. 그것도 WHO 내부 미팅이 아닌 공개 브리핑 석상에서 용처를 특정하지 않은 펀드를 지목해 대놓고 각국에 "돈의 용처를 특정하지 말고 보내달라"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 지난해 7월 17일 주제네바 대한민국 대표부 백지아 대사(왼쪽)가 제네바 WHO 본부에서 테드로스 사무총장과 만나 서아프리가 감염병 위기관리 사업 약정서를 교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한국대표부는 "WHO에 우리 정부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1200만 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제공 = 주제... |
이와 관련해 국제사회는 2016년에 WHO 쇄신방안을 검토하면서 돈의 용처를 따지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WHO는 2013부터 서아프리카 일대에서 창궐한 에볼라 전염병에 대해 국경없는 의사회 등의 국제공중보건 위기상황 선포 요청을 무시하고 5개월을 허비하다가 뒤늦게 위기상황 선포에 돌입했다. 그러나 급격한 확산세를 잡지 못하고 무려 1만1000명의 사망자를 야기했다.
이로 인해 국제사회가 WHO의 무능한 대처를 질타하며 WHO의 체질개혁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감염 사태 발생 시 1억 달러의 긴급대응펀드를 만들어 사무총장 재량으로 인력·장비 파견 및 시스템구축 등에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그러나 이 역시 WHO를 감시·감독하는 각국 회원국이 검토하고 결정해야 할 사안임에도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사태로 가뜩이나 세계 국가들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총장 재량권 남용' 문제가 불거질 있는 펀드 내 '꼬리표 삭제'를 노골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미 지난 1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으로부터 무려 10조원의 WHO 지원 약속을 받은 뒤 코로나19 사태 대응 과정에서 중국 편향적 행보로 다양한 시비를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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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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