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에 큰 타격을 입자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부랴부랴 발표했다.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이탈리아 재정장관은 1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감세, 세액 공제 등을 통해 36억유로(약 4조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구알티에리 장관은 "이번 경기부양책은 이탈리아 국내총생산(GDP)의 0.2%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25% 이상 수익이 줄어든 기업들에 대한 세액 공제, 보건 시스템을 위한 세금 감면, 현금 지원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28일에도 가장 피해가 심각한 지역에 대해 9억 유로(약 1조190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내놨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이 예상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우려되자 이틀 만에 대규모 자금 추가 투입을 결정한 것이다.
이탈리아 재정부는 대규모 예산 투입으로 예상보다 더 큰 재정적자가 우려되자 유럽연합(EU)이 이를 허용하도록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도 이날 "지금 이탈리아에는 '충격 요법'이 필요하다"며 부양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탈리아는 현재 아시아 국가들을 제외하면 가장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국가다. 1일에는 하루만에 566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해 총 확진자 수가 1694명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 사망자 수도 5명이 늘어나 총 34명에 달한다고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밝혔다. 이에 이탈리아 정부는 북부 지역 11개 도시를 봉쇄해 5만 명의 발이 묶였다. 초중고교와 대학은 주말까지 휴교에 들어갔다. 독일 다음으로 이탈리아 방문객이 많은 미국은 이탈리아 북부 지역에 대해 여행 경보 최고단계인 '여행금지'를 발령해 이탈리아 관광산업은 휘청거렸다.
이탈리아가 경기침체에 빠질 거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4분기 -0.3%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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