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9일(현지시간)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 대구에 한해 국무부 여행경보를 최고 단계인 '여행금지'로 격상했습니다.
한국 자체에 대한 여행 경보는 3단계 '여행 재고'를 유지했지만 미국행 여행객에 대한 의료 검사 강화를 주문해 출국 전 심사가 까다로워질 수 있습니다.
미국은 이탈리아의 일부 지역도 여행경보를 '여행금지'로 올렸으며, 최근 2주 이내에 이란을 방문한 사람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남미로부터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멕시코 국경지대 폐쇄라는 초강경 카드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이탈리아의 특정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인 4단계로 격상하는 것을 승인했다"며 "우리는 미국인들이 코로나19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이들 지역으로 여행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조치는 미국인이 해외로 출국할 때 적용되지만, 출국 자체를 강제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후 국무부는 웹사이트에 여행금지를 권고하는 4단계 경보지역으로 대구를 특정했습니다. 대구의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 수준과 격리절차 시행을 이유로 제시했습니다. 다만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 자체는 3단계로 유지했습니다.
이탈리아도 국가 자체는 3단계로 유지하되 롬바르디아와 베네토 지역을 여행금지 대상으로 공지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오는 개인들의 의료 검사를 조율하기 위해 국무부가 양국과 협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양국의 미국행 여행객에 대해 한층 까다로운 출국 전 검사 절차가 진행될 수 있음을 예고한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불안 해소를 위해 적극 협력할 의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과 문답에서 주한미군의 감염 등 건강 위험과 관련해 "우리는 부대에 대해 매우 많은 신경을 쏟고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며 "한국에 3만2천명의 미군이 있다. 모든 것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한국의 외교소식통은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이수혁 주미대사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회견 관련 내용을 사전 통보해 왔다"며 "대사관은 회견 직후 태스크포스 회의를 개최해 향후 대응방안을 점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사는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통화했으며, 스틸웰 차관보는 한국 정부의 투명하고 개방적인 대응조치를 평가하고 앞으로도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나가자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에서 거론된 한국과 이탈리아 등에 대한 입국금지 문제는 이날 발표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향후 상황에 따라 추가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우리는 코로나19로 가장 충격을 받은 지역에서 오고 가는 여행의 수치를 더 낮추길 희망한다. 이것이 기본적 억제 전략"이라고 밝혀 여지를 뒀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중국에 대해 시행한 입국금지 조치를 한국에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국무부는 1단계이던 한국 여행경보를 지난 22일 2단계(강화된 주의)로 올린 데 이어 나흘 만인 26일 3단계(여행 재고)로 격상했습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4일 한국을 최고 등급인 3등급(경고)으로 올렸습니다.
미국의 이번 추가 조치는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자 확산 우려가 커지고 이날 첫 사망자까지 나온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펜스 부통령은 최근 2주 이내에 이란을 방문한 외국인의 미국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란은 이미 미국의 입국금지 대상에 올라와 있었는데, 이번에는 이란을 방문한 외국인으로까지 대상이 확대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 접한 멕시코 국경지대 제한 가능성까지 시사했다가 수습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는 멕시코 국경지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우리는 모든 국경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지금 당장 많은 문제가 있는 것은 국경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그것(국경폐쇄)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톤을 낮췄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