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핵협상 교착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등 올 한 해 대형 뉴스들의 틈바구니에서 자칫 놓치기 쉽지만,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10대 국제 뉴스를 모아봤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린시(FP)는 25일(현지시간) 올해 놓칠 뻔한 10대 국제뉴스로 우선 '중국의 우주굴기'를 꼽았다. 우주기술에서 미국과 러시아에 한참 뒤처져 있는 것으로 인식되던 중국은 지난 1월 3일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에 탐사선 '창어(嫦娥) 4호'를 착륙시키며 '우주굴기'를 과시했다. 중국은 내년에는 화성에 탐사선을 착륙시키는 등 우주 개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치사율이 80%에 이르는 죽음의 전염병 '에볼라'가 다시 유행할 조짐을 보여 전 세계 보건당국이 바짝 긴장하기도 했다. 민주콩고에서는 지난해 8월 우간다, 르완다와 접한 국경 지역에서 에볼라가 발병한 뒤 현재까지 3300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고, 이 가운데 2100여명이 숨졌다. 사망자 수는 2014∼2016년 서아프리카를 휩쓴 에볼라로 1만1000여명이 숨진 사태에 이어 전 세계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2001년 9·11 테러 이후 오랫동안 은밀히 시행돼 온 통화·문자메시지에 대한 정보 수집 프로그램을 종료한 소식도 중요한 국제 뉴스로 뽑혔다.
이 프로그램은 2013년 NSA 출신 에드워드 스노든이 NSA의 무차별 도·감청 의혹을 폭로한 것을 계기로 드러났고, 사생활과 정부의 감시에 대한 광범위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기후변화 못지않게 곤충과 조류의 종류가 빠른 속도로 사라져가고 있는 현상도 중요한 놓치지 말아야 할 국제 뉴스다. 지난 4월 과학저널 '생물보존'을 통해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농지와 서식지 파괴 등으로 인해 곤충의 40% 이상이 수십 년 내에 멸종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곤충과 새는 생태계와 먹이사슬의 기초로 여겨지는 만큼 이들의 빠른 소멸이 전체 생태계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막대할 것으로 우려된다.
옛 소련의 일환이던 동유럽의 벨라루스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와 인권 탄압 문제 등으로 미국과 오랫동안 반목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존 볼턴 당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벨라루스를 방문하는 등 해빙 무드에 접어들었다.
아프리카 남부의 극심한 가뭄 소식도 올 한 해 나름대로 중요한 국제 뉴스에 포함이 됐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짐바브웨, 잠비아 등 아프리카 남부에서는 올해 들어 세계 3대 폭포인 빅토리아 폭포의 유량이 최저치로 떨어질 정도의 혹독한 가뭄이 계속됐다. 이 여파로 주민 4500만명의 식량 위기가 깊어졌고, 1100만명은 기아로 인해 목숨을 위협받는 처지에 놓였다.
5년 가까이 지속되며 금세기 최악의 인도적 위기를 촉발한 예멘 내전을 종식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당사국 사이에 이어지며, 내전 종식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2015년 3월 발발해 5년째로 접어든 예멘 내전은 예멘 정부를 지원하는 사우디와 UAE가 주축이 된 아랍동맹군, 시아파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 사이의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사실상 국제 전쟁으로 비화됐다. 현재 내전으로 예멘 국민 1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 꼽히는 카리브해의 아이티에서도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정권 부패 의혹과 연료 부족, 물가 상승 등에 분노한 시위대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수개월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유럽으로 향하는 아프리카 이주민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바다 한가운데서 익사하는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지중해에서 일어나는 비극에 가려져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으나, 실상은 지중해에서 사망하는 이주민보다 아프리카 내륙을 가로
또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과 같은 날에 발표돼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미국이 지난 9월 테러단체의 돈줄을 죄기 위한 당국의 감독권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한 것도 큰 의미를 갖는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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