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파가 유례없는 압승을 거둔 뒤 지난 주말, 민주화를 외치는 주말집회가 다시 열렸습니다.
평화 행진으로 시작됐지만, 결국 경찰과 시위대가 격렬하게 충돌하면서 약 2주 전의 혼란이 재연됐습니다.
김희경 기자입니다.
【 기자 】
홍콩 시내가 다시 시위대로 가득 메워졌습니다.
침사추이 지역에서는 시위 현장에서 추락해 숨진 홍콩과기대학생 차우츠록 씨를 기리는 집회가 열려 주최 측 추산 38만 명, 경찰 추산 1만 6천 명이 참여했습니다.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도 경찰의 과잉진압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 인터뷰 : 조슈아 웡 / 민주화 운동가
- "민주주의와 자유선거를 위한 우리의 투쟁은 장기전이고,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일각에선 홍콩인권법을 제정한 미국에 감사를 표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평화롭던 시위 현장은 오후 늦게 일부 시위대가 경찰이 허용한 행진 대열에서 벗어나면서 충돌로 이어졌습니다.
최루탄이 다시 등장했고, 경찰은 시위자를 거칠게 연행하는가 하면 길거리에서 무차별 검문검색을 벌였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극심한 반중국 정서가 다시 표출돼, 친정부 시민이 폭행을 당하기도 하고, 편의점 등 상점이 파손됐습니다.
한 53세 남성은 시위대가 도로 위에 세운 바리케이드를 치우려다 시위자가 휘두른 하수관 덮개에 머리를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시위현장의 시곗바늘이 다시 구의원 선거 전으로 돌아간 가운데, 홍콩 민간 전선은 오는 8일 '세계 인권의 날'을 맞아 사상 최대 규모의 집회를 예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미국의 홍콩 인권법 제정 후 첫 대응 조치로 당분간 미국 군함과 함재기의 홍콩 입항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김희경입니다.
영상편집 : 최형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