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보 당국이 중국이 호주 의회에 '스파이 의원'을 심으려 한 정황을 잡고 조사 중이라고 AFP통신이 현지시간으로 어제(24일) 보도했습니다.
호주 방송 나인네트워크의 시사 프로그램 '60분'(60 minutes)은 중국이 한 호주 사업가에게 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대가로 1백만 호주 달러(약 8억9천만 원)를 건넸다는 의혹을 이날 보도했습니다.
방송에 따르면 럭셔리 자동차 딜러인 32살 보 자오는 중국 정보 요원들이 자신에게 이 같은 제안을 했다고 작년 호주안보정보원(ASIO)에 신고했습니다.
그는 올해 3월 한 모텔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그의 사망 원인을 아직 밝히지 못했습니다.
마이크 버지스 호주안보정보원(ASIO) 원장은 이례적으로 방송이 나간 직후에 성명을 내 ASIO가 해당 사안을 인지하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사건 관련 추가 언급을 피하면서도 "적대적인 외국 정보 활동이 호주와 안보에 실질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앤드루 해스티 호주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의혹에 대해 "단순히 돈을 받고 부탁을 들어주는 차원의 일이 아니다"라며 "우리 국민을 외국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요원으로 만들어 의회에 침투시키고 우리 민주주의적 체계에 영향을 미치려는, 국가적 후원을 받은 시도"라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호주는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안보동맹의 핵심국 가운데 하나입니다.
특히 호주는 미국,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와 함께 구성된 서방 5개국 정보협의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의 일원으로서 기밀을 서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서방, 특히 미국과 세력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국 정보 당국이 호주를 겨냥해 스파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해당 보도가 나오기 하루 전인 그제(23일) 현지 언론은 왕리창(王立强)이라는 중국인 스파이가 홍콩에 있는 중국군 고위 정보 장교들의 신원과 이들이 홍콩, 대만, 호주에서
중국은 왕씨가 스파이가 아닌 수배자라고 반박했지만, 호주에서는 그의 망명 신청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은 또한 올 초 호주 의회와 주요 정당 3곳을 겨냥해 사이버 공격을 벌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