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악의 대기오염에 시달리는 인도 수도 뉴델리가 이번에는 흰 거품이 가득한 '폐수 강'으로 오명을 얻었습니다.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오늘(21일) 최근 외신에서 보도된 흰 거품이 빼곡한 강 사진을 소개하며 뉴델리에 '얼어붙은 강'(frozen river)이라도 생긴 것이냐고 비꼬았습니다.
기사에 언급된 강은 인도 갠지스강의 최대 지류 중 하나인 야무나강입니다. 히말라야에서 발원한 이 강은 뉴델리, 아그라 등 인도 북부의 주요 도시를 관통합니다.
사진 속 강의 모습을 살펴보면 마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한 장면처럼 강이 온통 흰색입니다.
힌두교 의식을 치르기 위해 이 강에 몸을 담그려는 인도 여성의 모습도 보입니다.
하지만 이 흰 물질은 눈이나 얼음이 아니라 폐수 등이 만들어낸 거품입니다.
흰 거품이 펼쳐지는 장소는 야무나 강의 뉴델리 남서쪽 지점입니다. 뉴델리와 인근 오클라 보(洑)를 지나면서 강에 흰 거품이 가득하게 된 것입니다.
환경보호 운동가들은 "해마다 우기가 끝나면 이런 현상을 볼 수 있다"며 지난 5년간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수질 문제 전문가인 안키트 스리바스타바는 "야무나강에는 뉴델리를 지나면서 정화되지 않은 가정 오수부터 계면활성제가 포함된 공장 폐수와 오물 등이 마구 쏟아져 들어온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여기에 사상세균(絲狀細菌) 등 미생물이 거품이 생성될 수 있는 합성물질을 만들어 낸다. 이 상태에서 물이 보에서 떨어지면서 흰 거품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야무나강의 오염 상황을 잘 아는 인도 정부도 수질 개선을 위해 매년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폐수와 쓰레기를 그대로 버리는 이들이 워낙 많아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이 거품은
뉴델리 시민에게 그나마 다행인 점은 식수원은 이곳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오염되지 않은 야무나강 상류 쪽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뉴델리에 공급되는 용수의 수질은 인도 내 다른 주요 도시보다 훨씬 나쁜 상황이라고 최근 현지 매체는 보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