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사진)가 31일(현지시간) 부장관으로 승진 발탁됐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미시간주 출신인 스티븐 비건이 존 설리반에 이어 국무부 부장관을 맡는다"고 발표했다. 신임 러시아 대사로 지명된 존 설리반 전 부장관은 전날 상원 청문회를 마쳤다.
비건 대표가 청문회를 통과하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이어 미국의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국무부내 '넘버 2' 자리에 오른다. 의회 보좌관으로 잔뼈가 굵은 비건 대표는 조지 W 부시 행정부때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최고운영책임자를 거쳐 자동차업체 포드에서 국제담당 부회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8월 폼페이오 장관에 의해 미북간 비핵화 협상을 전담하는 대북정책특별대표로 깜짝 영입됐다.
빠른 업무 파악과 원만한 대인관계가 쾌속 승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관심은 그가 계속해서 북한 비핵화 협상에 관여할 것인지에 쏠린다.
부장관 지명 직전 비건 대표와 40분간 면담한 이수혁 신임 주미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기의 신분이 어떻게 되든지에 관계없이 북한 핵 문제는 계속 다루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고 전했다.
부장관이 되더라도 당분간 대북정책특별대표 자리를 겸직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북한은 지난 스톡홀름 실무협상에서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로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를 내세웠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직접 나서지 않은 것은 비건 대표의 직급이 최 부상에 비해 낮다는 점을 북측이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따라서 향후 실무협상에 비건 대표가 계속 나갈 경우 북측도 최 부상을 다시 내세울 여지가 생겼다. 다만 부장관 업무가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북핵 문제에 대한 집중력이 약화될 우려는 있다. 상황에 따라 후임자 인선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한편 이 대사는 이날 비건 대표와 면담 내용에 대해 "북한 정세 또는 비핵화 문제에 대한 스톡홀름 회담의 진행 과정과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며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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