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에 착수한 연방하원 정보위원회가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에게 관련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했습니다.
줄리아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2020년 대선 라이벌인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전화 통화를 한 이후 우크라이나 측 인사와 직접 만남을 가졌습니다.
하원 정보위는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0일 외교위·정부감독위와 협의를 거쳐 줄리아니에 대한 자료 제출 소환장을 발부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소환장은 줄리아니가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양국 정상 통화 이후 우크라이나 당국자들과 만나서 대화했다고 밝힌 만큼 이와 관련한 휴대전화 기록과 문자메시지, 그 밖의 통신 자료를 10월 15일까지 제출하라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정보위는 소환장에서 "우리의 조사는 대통령직의 권한을 남용해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계획에 당신이 대통령의 대리인으로 행동했다는 믿을만한 혐의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통령이나 백악관의 지시에 따라 소환에 불응하는 것은 탄핵 조사를 방해한다는 증거에 해당하며, 당신과 대통령에 대한 불리한 추론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압박했습니다.
민주당은 줄리아니가 문자메시지나 통화기록을 갖고 있다고 진술했으므로, 이번 스캔들에 또 다른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연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줄리아니는 지난달 2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국무부가 내게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하기 전까지 우크라이나 당국자와 얘기한 적이 없다. 그러고 나서는 모든 대화를 그들(국무부)에게 보고했다"며 국무부 책임론을 폈습니다.
정보위는 이와 함께 줄리아니의 사업 동료 3명에 대해서도 자료 제출과 진술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했습니다.
뉴욕시장 출신인 줄리아니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비리 의혹을 받는 우크라이나 에너지업체 '부리스마'에서 이사로 근무한 아들(헌터 바이든)을 보호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의 퇴진을 압박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검찰총장 퇴진은 부패사건 수사 미진에 따른 것으로 당시 다른 서방 지도자들도 요구했던 사안으로 확인됐고, 우크라이나 검찰은 헌터 바이든이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며 줄리아니의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줄리아니가 정보위에 문자메시지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할지는 불투명합니다. 그는 지난달 29일 ABC방송에 출연해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에 대한 협력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법률전문가들을 인용해 줄리아니가 변호사와 의뢰인 간 비밀유지권 보장을 주장할 수
스티븐 길러스 뉴욕대 법학교수는 "이 특권은 트럼프에게 법률 자문을 할 목적으로 줄리아니와 트럼프 사이의 소통에만 적용된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줄리아니가 소환에 불응할 경우 의회는 민·형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법원은 그에게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