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석유시설이 정체불명의 무인기(드론) 몇 대에 가동을 중단하면서 미국의 전문가들 사이에서 드론 공격이 진주만 공습만큼이나 위험할지 모른단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고가의 장비도 아닌 것으로 보이는 드론 여러 대가 만만찮은 군사 강국인 사우디의 방공망을 뚫고 장거리 비행해 공습을 단행, 석유 인프라에 광범위한 피해를 줬다.
이런 작전은 전통적인 공군력으로는 수행할 수 없는 방식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덴버주립대학 제프리 프라이스 교수(항공관리학)는 블룸버그에 "드론은 새로운 판을 만들었다"면서 "스텔스 무기나 파병 수준으로는 수행할 수 없었던 공격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테러조직 등이 비대칭 전략으로 큰 피해와 혼란을 초래하리라는 우려는 전부터 있었지만, 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은 이런 위협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일대 사건으로 볼 수 있다고 안보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미국 국방대학교(NDU) 전쟁대학 학장을 지낸 랜디 라슨 전 교수는 "이것은 진주만 공습만큼이나 중대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진주만 공습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객관적 전력이 훨씬 열세인 일본이 미국의 허를 찔러 큰 패배와 충격을 안긴 전투다.
프라이스 교수는 "선진 군대와 대규모 국방 예산을 확보한 나라라도 (이러한 공격에) 취약하다는 것이 사우디 유전시설 피격에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공격은 반군 조직들의 기술적 역량을 부각시켰을 뿐만 아니라 미국
아울러 전 세계 석유시설 등 사회 인프라가 드론, 대함 지뢰, 컴퓨터 웜(사이버 공격) 등 다양한 비대칭 무기류를 동원한 공격에 얼마나 취약한지 새삼 드러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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