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중국이 일부 미국산 제품의 추가관세 부과를 면제하기로 하자, 미국도 중국산 수입품 2천500억달러어치에 예정된 관세율 인상조치를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비록 한시적 조치이긴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유화 제스처에 적극적으로 화답한 것이어서 내달 워싱턴에서 재개될 무역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11일 트위터 계정에서 "우리는 선의의 제스처로서 2천500억(약 298조 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10월 1일에서 10월 15일로 옮기기로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결정이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의 요청과 중국이 건국 70주년 국경절(10월1일)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 것"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애초 미 행정부는 2천5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던 것을 내달 1일부터 30%로 5%포인트 인상할 방침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중국 정부가 일부 미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관세 부과를 면제한 것도 크게 환영했습니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이날 사료용 유청, 농약, 윤활유 등 16가지 미국산 품목을 지난해 7월 부과한 25% 추가 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관세 면제는 오는 17일부터 내년 9월 16일까지 시행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큰 조치"(big move)라고 평가했습니다.
미·중은 내달 초 워싱턴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류허 부총리를 대표로 하는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합니다.
만약 무역협상이 신속히 타결된다면 15일로 연기하기로 한 미국의 관세율 인상 조치가 시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미 언론은 내다봤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런 기대에 힘입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선물이 0.5% 올랐고, 역외 시장에서 중국 위안화가 강세를 보였지만 일본 엔화는 약세를 나타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예고한 대로 지난 1일 상대국 제품에 추가관세를 부과해, 무역전쟁의 골은 한층 깊어졌습니다.
미국이 3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9월 1일과 12월 15일 두 차례에 걸쳐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중국은 75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에 9월 1일부터 보복관세를 매겼습니다. 그러자 미국은 추가관세율을 10%에서 15%로 올리며 보복을 가했습니다.
관세 폭탄이 떨어진 직후 열리는 내달 회담에서 쌍방이 모종의 합의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일각에선 이대로라면 세계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무역협상을 앞두고 미·중에서 유화적인 손길을 앞다퉈 내밀면서 양국의 무역갈등이 완화할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한편
지난 10일 발표된 워싱턴포스트(WP)-ABC뉴스 설문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8%로, 7월 초 44%에 비해 6%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또 응답자의 43%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정책으로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다고 답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