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내 최고 강경파로 꼽히는 스티븐 밀러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이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진행자 크리스 월리스와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민주당의 여성 유색인종 초선의원 4명을 향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미국이 싫으면 떠나라"는 등의 인종차별적 막말로 파문에 휩싸인 것과 관련해서다.
밀러 선임고문은 이날 폭스뉴스 방송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 이들 4인방을 향해 "이들은 있는 그대로의 미국, 지금 건설된 그대로의 미국을 혐오한다"며 "그들은 우리 사회의 구조를 허물어뜨리길 원한다. 그리고 사회주의 정부, '열린 국경' 정부가 되길 원한다"고 맹폭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세계 무대에 올라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있어서 미국을 우선에 두겠다'고 말하는 것과 '미국과 미국국민은 우선시 돼선 안 된다'고 보는 것 사이에는 엄청나게 거대한 간극이 있다"라면서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투표함까지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신이 누군가를 비판했는데 그 사람이 다른 피부를 가진 사람이라고 해서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으로 연결되는 개념"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엄호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선호하는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매체다. 그러나 '간판 진행자' 월리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송곳 질문 공세로 파고들면서 신경전이 고조됐다.
밀러 선임고문은 "인종차별이 없는 사회란 이민 정책과 다른 사람들의 견해를 비판하고 '어디서 태어났느냐'를 물어도 인종주의적인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 사회"라고 말했다. 그러나 월리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빗대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이야기 역시 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정곡을 찔렀다.
이에 밀러 선임고문은 지난 17일 트럼프 대통령의 노스캐롤라이나 정치 집회 때 유세장을 뒤덮은 군중들의 "돌려보내라(send her back)!" 연호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이후 '마음에 안 들었다', '내가 이끈 것이 아니다'라고 거리 두기에 나선 것을 거론하며 논란 차단을 시도했다.
이에 월리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일이 다 벌어지고 나서야 상황 정리에 나섰다"고 말
월리스는 "미안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3초간 연호가 이어지도록 놔뒀다. 연호가 잦아든 후에서야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연설을 이어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집회에서 연호에 대한 어떠한 우려도 표명하지 않았고 집회 후 관련 트윗도 올려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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