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언론이 CIA의 정보보고를 인용해 지난 87년 대선 때 여당인 민정당이 부정 선거를 계획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노태우 후보의 패배를 우려해 선거를 무효로 하려는 계획까지 세웠다고 전했습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 노태우 당시 대통령 당선인 (1987년 12월)
- "저 개인과 민주정의당의 승리가 결코 아닙니다. 승자도 패자도 있을 수 없으며…"
1987년 대선 당시 노태우 후보는 김영삼, 김대중 후보에게 각각 28%, 27%의 표가 분산된 사이 36.6%의 득표로 당선됐습니다.
하지만, 선거 전엔 민주화 대투쟁 후 치러지는 직선제 선거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습니다.
홍콩 언론은 실제 당시 여당인 민주정의당이 노 후보의 패배를 심각하게 우려해, 선거조작을 계획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 중앙정보국 CIA의 자료를 인용해 개표 때 패배가 예상되면 증거 날조로 선거를 무효화 하려 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CIA 정보보고는 "민정당이 흑색선전과 투표 조작 등 더러운 술책을 고려하고 있다", "광범위한 조작계획이 이미시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노태우 후보 당선 이후 저항이 생기면 김대중 후보를 체포하고, 계엄령과 긴급조치를 발동하는 방안이 논의됐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당시 이런 계획이 얼마나 시행됐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CIA는 선거 이후 정보보고에서 야권 분열이 노태우 후보를 당선시켰다는 당시 여론과 시각을 공유했다고 전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 [mbnlkj@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