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장례식에 가는 일, 참 쉽지 않죠.
미국에서 엄수된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장례식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어떤 사연인지, 신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한 묘지 관계자는 SNS에 특별한 호소문을 올렸습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헤즈키아 퍼킨슨 씨가 사망했는데, 유족들이 다른 곳에 살고 있어 오기가 어려우니 지역 주민들이 대리 참석해 줄 것을 부탁한겁니다.
장례를 엄수하기 불과 하루 전에 올라온 안내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전쟁 영웅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주기 위해 고인과는 일면식도 없는 주민 수천 명이 장례식장을 찾은 겁니다.
오토바이가 이끄는 수 백대의 차량 행렬·미군 군악대·제복 차림의 퇴역 군인들도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 인터뷰 : 윌리엄스 / 고인 담당 간병인
- "이런 일은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주민들은 고인에 대한 사랑과 지지를 보내줬고, 그에 감사합니다."
일부 참석자들은 600km가 넘는 곳에서 달려오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부시만 / 장례식 참석자
- "이런 분이 혼자 묻히는 일을 두고 볼 수 없었습니다. 그는 우리의 형제고, 그래서 우린 여기 왔습니다"
묘지 관계자는 "참석률에 겸허해졌으며 지역 사회가 자랑스럽다"며 전쟁 영웅의 특별한 장례식을 만들어준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MBN 뉴스 신재우입니다.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