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 연합뉴스(AFP)] |
세계 최대 통신장비 제조업체 중국 화웨이 런정페이 회장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와 관련해 "이미 오랫동안 반도체 조달 등의 준비를 해왔다"며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 창업주인 런정페이 회장은 지난 18일 중국 광둥성 선전 본사에서 니혼게이자이신문, 도쿄신문, 아사히신문 등 일본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 제품을 둘러싼 본격 제재에 들어간 이후 외신과 첫 인터뷰를 한 것이다.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기업의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국가비상사태 선포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음날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기업 명단에 올렸고, 이들 업체는 향후 미국 기업과 거래하려면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런정페이 회장은 "우리는 법률에 저촉될 일은 하나도 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하며 "5세대(5G) 이동통신 시스템 정비 분야에서 미국이 요청해도 갈 생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화웨이 거부 정책이 회사 실적에 미칠 영향을 놓고 런정페이 회장은 "미국의 조치로 한정적이지만 양질의 성장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매출 신장은 연간 20% 미만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런정페이 회장은 미국산 반도체 등 고성능 부품의 조달처를 바꾸는 문제와 관련해 "(퀄컴·인텔·브로드컴 등 미국 기업이 화웨이에) 반도체 제품을 팔지 않아도 상관없다"며 "그에 대한 준비는 이미 오랫동안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화웨이 산하 반도체 설계사인 하이실리콘을 통한 부품 개발을 비롯해 미국 외부에서 조달능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미국 정부의 조치 관련 향후 대응을 놓고 런정페이 회장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문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나, 미국에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한 ZTE(중싱통신)처럼 미국의 요구에 따라 경영진을
중국 2위 통신장비 제조사 ZTE는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구실로 미국 정부로부터 지난해 4월 제재를 당했다. 이때 ZTE는 핵심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어 폐업 위기에 내몰린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박동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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