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 필리핀명 칼라얀 군도)에서 고조되는 중국과 필리핀의 영유권 갈등으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친(親)중국 노선이 바뀔지 관심사입니다.
스프래틀리 제도에서 필리핀이 실효적으로 지배 중인 티투섬(중국명 중예다오, 필리핀명 파가사) 주변 해역에 지난 1월부터 최소 275척의 중국 선박이 정박하거나 항해하며 압박하자 필리핀의 반발 수위가 점차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14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전날 "중국은 양국의 우호 관계를 해치고 상호 관심사에 대한 양자 협상을 위태롭게 하는 자극제를 허용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난사군도는 중국 영토"라며 중국 선박의 철수 요구를 거부하자 양국관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장관도 트위터에서 "우리의 친선에도 불구하고 중국(선박)이 우리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무리를 지어 다니며 계속해서 우리 정부를 난처하게 만들고 있어 실망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록신 장관은 특히 "중국은 필리핀과의 관계에서 한계를 거의 넘어서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필리핀의 유일한 군사동맹이라는 것을 재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6월 취임한 후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과 거리를 두면서 실리외교를 표방하며 줄곧 친 중국 노선을 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파가사섬을 건드리면 군에 자살 임무를 지시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강경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두테르테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26∼27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을 계기로 양국 간 영유권 분쟁이 어떻게 정리될지 주목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