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대 긴축카드'인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을 모두 거둬들이는 모양새입니다.
현지시간으로 그제(19일)부터 어제(20일)까지 이틀간 열린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따르면 시장은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연준 수뇌부의 의중을 전달받았습니다. 또한 시중의 막대한 달러 유동성을 흡수하는 이른바 '양적 긴축'(QT) 정책도 오는 9월 말까지만 시행됩니다.
연준은 FOMC 위원 개개인의 금리 인상 스케줄을 분포도로 정리한 일종의 설문조사인 점도표(dot plot)를 통해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시그널을 보냈습니다. 점도표는 연준 수뇌부의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잣대로 꼽히며 일반적으로 FOMC 정례회의에 맞춰 3·6·9·12월 분기별로 공개됩니다.
이는 앞서 지난해 12월 제시된 '2019년 두 차례 인상' 시나리오와 상반됩니다. 당시 FOMC 위원 17명 가운데 5명이 두 차례, 4명이 한 차례 인상을 각각 내다봤고 2명은 아예 동결을 주장했습니다. 세 차례 이상 금리를 올리자는 의견도 6명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는 올해 금리를 동결하자는 의견이 11명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4명은 한 차례, 2명은 두 차례 인상을 각각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2.4%(중간값)로 낮아졌습니다. 현재의 2.25~2.50% 기준금리를 동결하자는 의견에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의미입니다.
내년도 기준금리 인상횟수는 기존처럼 한차례로 예상됐습니다. 금리인상 기조 자체를 폐기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 2015년 12월부터 시작된 '점진적인 금리인상 행보'는 사실상 3년여만에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게 시장의 판단입니다.
또한 연준은 2017년 10월 이후 정확하게 2년 만에 보유한 채권을 매각하고 시장의 달러화를 흡수하는 보유자산 축소 프로그램인 '양적 긴축'에 대해서는 '9월 말 종료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기존 스케줄보다는 1~2년 앞당겨 조기종료하는 것입니다.
연준은 매달 최대 500억 달러(약 55조6천억 원)의 보유채권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보유자산을 줄이고 있습니다. 국채 3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200억 달러 씩입니다.
그 결과, 한때 4조5천억 달러까지 불어났던 보유자산은 작년 말 4조 달러로 줄었습니다.
당장 5월부터는 자산축소의 규모를 대폭 줄이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됩니다. 가령 국채 축소 물량은 기존 300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로 반토막나게 됩니다.
이에 대해 시장의 기대치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에 선을 그은 대목은 다소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조치였다며 '슈퍼 비둘기'로 급선회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은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핵심적인 긴축카드로 꼽혀 왔습니다. 통화완화 정책으로 '유턴'한 것까지는 아니지만 '연내 금리동결'을 강하게 시사한데 이어 유동성을 옥죄는 정책까지 제거한 셈입니다.
연준이 비둘기파 성향을 한층 강화한 것은 그만큼 경기둔화 우려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FOMC 성명에서는 '둔화'(slow)라는 단어를 거듭 사용하면서 "성장세가 둔화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연준은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0.2%포인트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작년 말보다는 조금 낮지만 올해도 2%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노동시장은 강하고 소득은 늘고 실업률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