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귀국 열차, 베이징 경유 없이 최단 노선으로 평양 직행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열차가 베이징(北京)을 거치지 않는 최단 노선으로 평양을 향하고 있습니다.

철도 소식통들에 따르면, 그제(2일) 베트남에서 출발한 김정은 전용 열차는 현지시간으로 오늘(4일) 오전 7시쯤 톈진(天津)을 통과한 뒤 북한으로 직행하는 노선을 택했습니다.

이 열차는 톈진에서 탕산(唐山)을 지난 뒤 오전 11시쯤 산해관을 통과해 북·중 국경이 있는 동북쪽으로 주행하고 있습니다.

한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의 열차가 톈진에 이어 산해관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베트남에 갈 때보다 귀국 길에 훨씬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김 위원장의 열차는 핑샹(憑祥), 난닝(南寧), 창사(長沙), 우한(武漢), 정저우(鄭州)를 통과해 북상하며 베트남을 방문할 때와 똑같은 노선을 택한 바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귀국 길에도 3시간 반이면 평양까지 갈 수 있는 전용기 '참매 1호'를 놔두고 전용 열차로 중국을 관통하는 방식을 고수한 것입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베이징을 들르지 않게 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남은 불발됐습니다.

이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데 대한 북한 지도부 내부의 평가와 대응 방향 논의가 우선 있어야 한다는 점과 함께, 중국 지도부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로 분주하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1차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김 위원장이 1주일 만에 전용기로 베이징에 방문해 시진핑 주석을 만났다는 점에서 양회가 끝나자마자 전격적으로 방중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다른 소식통은 "베트남 방문을 위해 중국 철길을 내준 시 주석에게 김 위원장이 어떤 식으로든 감사를 표하며 북미 담판의 무산 배경을 설명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양회가 끝나는 대로 김 위원장이 오거나 핵심 측근이 방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김 위원장의 열차가 오전 산해관을 지남에 따라 선양(瀋陽), 단둥(丹東)을 통해 이날 저녁 늦게 압록강을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중 접경인 단둥은 북한 신의주와 잇는 중조우의교가 보이는 중롄 호텔 예약이 중지되는 등 삼엄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