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26일 오전 베트남에 도착함으로써 한반도 정세를 가를 역사적 담판의 일정이 사실상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밤 전용기 편으로 하노이에 발을 디딜 예정이다.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첫 이행 계획서를 만들 중대 회담이 본격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23일 오후 4시 30분께 평양역을 출발한 김 위원장은 전용열차로 4500여㎞에 달하는 거리를 65시간 40분 동안 달려 베트남에 입성했다. 북한 최고 지도자의 베트남 방문은 김 위원장 조부인 김일성 주석의 1964년 방문 이후 55년만이다.
김 위원장을 태운 전용열차는 이날 오전 8시 10분(현지시간·한국시간 오전 10시 10분)께 중국과의 접경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진입, 14분께 플랫폼에 멈춰섰다.
이어 오전 8시 22분께 다소 지친 기색으로 열차에서 내린 김 위원장은 8시 25분께 동당역 앞에서 대기 중이던 전용차에 올라 타고 하노이로 이동했다. 이동에 앞서 보 반 트엉 베트남 공산당 선전담당 정치국원, 마이 띠엔 중 총리실 장관 등 영접나온 베트남 정부 고위 인사들과 짧게 대화를 나누고 그 뒤에 도열해 있던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하노이 도착 직후 구체적 일정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하루 앞으로 다가온 정상회담을 준비하거나 하노이의 명소 또는 하이퐁·하롱베이를 비롯한 인근 산업·관광 지역을 돌아볼 가능성이 있다. 장시간의 기차 여정을 고려했을 때 휴식에도 시간을 들일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날 오후 8시30분(이하 현지시간)께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27일 오전 11시 주석궁에서 응우옌 푸 쫑 국가주석과, 정오에는 정부 건물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각각 회담할 계획이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날 모처에서 '간단한 단독회담 및 환담'(brief one on one·greeting)에 이어 '친교 만찬'(social dinner)을 갖는다
이 회동 및 만찬이 북미정상회담 일정의 본격적인 '개시'를 알리는 신호탄이 된다.
만찬 장소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과 미국의 의전 실무팀이 함께 점검했던 오페라하우스가 유력한 가운데, 정상회담장으로 거론된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도 가능성이 있다.
만찬 형태는 북미 정상에 더해 양측에서 '2+2'로 배석하는 방식이다.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북측에서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이 배석한다.
김 부위원장 외 북측 배석자의 명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주요 계기마다 오빠인 김정은 위원장을 근접 보좌했던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테이블에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
양 정상은 이튿날인 28일에는 영변 핵시설 동결·폐기를 비롯한 비핵화 조치와 연락사무소 개설, 종전선언(평화선언) 등 상응 조치를 주고받는 본격적인 비핵화·평화체제 구축 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담을 결과물로 양 정상은 작년 1차 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의 구체적 조치를 담은 '하노이 선언'(가칭)을 발표할 전망이다.
미 정부 당국자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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