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사우디아라비아 정권을 풍자한 자사 코미디쇼 방영분의 송출을 철회한 데 대해 국제인권단체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측에서 항의한 코미디 쇼의 한 에피소드(episode)를 삭제 조치했다고 현지 시간 어제(1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FT)등 외신이 보도했습니다.
문제의 프로그램은 미국 코미디언 33살 하산 미나즈가 지난해 10월부터 진행을 맡아 방영을 시작한 '애국법(Patriot Act)'이라는 제목의 스탠드업(standup·관객 앞에서 혼자 서서 하는) 코미디 쇼입니다.
미나즈는 이 쇼의 한 에피소드에 카슈끄지 피살사건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우디 왕실과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앞서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칼럼을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해 온 사우디 언론인 카슈끄지는 지난해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찾아갔다가 사우디에서 파견된 비밀요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 당했습니다.
이후 이 사건에 사우디 정권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습니다.
미나즈는 "그들(사우디 측)은 한때는 카슈끄지가 청룽(성룡·成龍)처럼 주먹으로 싸움을 벌이다 죽었다고 하더니, 자꾸 다른 해명을 들고 왔다. 카슈끄지가 혼자서 암벽타기를 하다가 사고가 나서 죽었다고는 안 하더라"며 사건을 풍자했습니다.
미나즈는 또 무함마드 왕세자를 특정해 무함마드 왕세자가 지난 2015년 이후 예멘 내에서의 사우디 주도 군사 작전과 걸프만에서 벌어지고 있는 굶주림 및 파괴 행위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비판을 가했습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같은 해 초 사우디 국방장관에 취임해 정권의 실세가 된 직후 아랍 동맹군을 결성해 예멘 내전에 개입했습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에피소드가 삭제된 데 대해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넷플릭스에서 작품이 방송되는 배우들은 분노해야 한다"며 "사우디는 자국민들이 민주적 권리를 행사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카렌 아티아 워싱턴포스트 편집인도 트위터를 통해 넷플릭스가 사우디의 압박에 굴복한 것은 분노할 일이라며 "하산 미나즈는 사우디에 반하는 목소리를 굳세고 정
넷플릭스 측은 에피소드 삭제가 사우디 관계 부처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며, "현지법에 따른 조치"라고 해명했습니다.
삭제된 에피소드는 사우디를 제외한 세계 전역에서 여전히 시청 가능하며, 사우디 안에서도 '애국법'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는 제공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